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외신출처

[미중정상회담] 칼끝 숨긴 미국과 중국, 90일 안에 '본색' 드러낼 듯

기사등록 : 2018-12-03 09:3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90일 휴전' 일시 호재일 뿐…전문가들 ‘회의적’
미국에 더 양보했다 생각하는 중국, 美에 요구 늘릴 수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 90일 동안 무역 전쟁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이는 일시적인 호재일 뿐, 양국 간 무역 이슈를 영구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론이 번지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으로 90일 안에 무역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내년 1월 1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도 일단 철회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전날 합의 소식에도 무역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려면 아직도 멀었다면서, 양측 간 이견이 여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도 두 정상 간 합의 내용을 담은 미국과 중국의 성명 발표도 앞으로 극복해야 할 양국 이견이 얼마나 상당한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은 신화통신, 인민일보, CCTV 등 주요 국영 매체들이 90일 유예기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긴장 해소만 부각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90일 후에도 미소 짓긴 어려워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이제 비관세 장벽, 지적재산권 보호, 사이버 도용 등 여러 이슈를 두고 협상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온 휴전 소식은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던 무역 이슈의 부담감을 덜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대부분의 해외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측이 함께 넘어야 할 장벽은 여전하며, 특히 90일 뒤에는 지금 같은 호의적인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더욱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데릭 시저스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인 무역 이슈들에 있어서 사실 이번에 나온 합의는 몇 주 전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 선언이 적법한 진전이라는 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지난 2013년부터 작년까지 미국 무역 협상 대표를 지냈던 마이클 프로먼은 “관세는 부과하기는 쉬워도 (이미 부과된)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협상에서 미국이 조금 우위를 점한 것 같다면서 “중국은 기껏해야 추가 관세 유예 결정을 끌어냈을 뿐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라는 성과는 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 악화의 속도가 (더딘 쪽으로) 바뀌었을 뿐 양국 관계의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앞으로 90일 뒤면 3월 첫째 주에 열리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임박한 시점이라 중국 내 정치적 분위기가 민감해진다는 점 때문에 중국이 태도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칭화대 교수 출신의 순제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중국이 이번에는 미국보다 더 큰 양보를 했을 수 있는데 앞으로 미국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더 많이 양보한 것 같다”면서 “중국이 상당히 많은 푸쉬를 받았음에도 양국 관계를 깨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 대해 미국이 인정을 해 줄 것이라고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많은 것을 약속했고 트럼프는 미 관세 인상을 유예하겠다는 약속에 그쳤기 때문에 미국이 앞으로 어떤 양보를 할지를 두고 중국 내부에서 여러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이번 휴전이 조건부임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측이 합의 내용을 쉽게 뒤집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