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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경기 안양시 호계동 ‘평촌 어바인 퍼스트’ 아파트 단지내 건립 예정이었던 초등학교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포스코건설 등이 분양한 이 아파트는 지난 5월 분양 당시 ‘초품아’, 즉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단지라는 점을 전면 홍보하면서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평촌 어바인퍼스트 주민 자녀들은 단지 뒷편에 있는 호원초등학교에 취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385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만큼 단지내 초등학교 신설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며 단지의 가치를 끌어올릴 요소여서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학교설립계획 심의위원회에서 호원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평촌 어바인 퍼스트) 부지에 들어서는 초등학교 신설 계획이 취소됐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부지 매입비가 너무 많고 인근 학교 분산배치 방안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신설 계획을 반려했다”며 “평촌 어바인 퍼스트 학부모들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통학거리가 짧아지도록 가장 가까운 호원초에 19~20개 교실을 증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원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 시행하고 포스코건설 컨소시엄(포스코건설, SK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총 3850가구로 조성된다. 1·2단지로 나뉠 정도의 대규모 단지로 분양 당시 인기몰이를 했다.
[자료=안양시] |
하지만 단지 도보거리에 호원초등학교를 제외하곤 다른 초·중·고등학교가 없어 입주민 자녀들의 통학 문제가 분양 당시 단점으로 지적됐다. 단지와 가까운 호원초등학교도 단지와 작은 도로를 사이에 끼고 있어 조합에선 단지 내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지 내 초등학교를 신설하면 통학의 편리함과 함께 단지 주민들만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생기는 셈이라 평촌어바인퍼스트의 가치를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결국 초등학교 신설이 무산되며 입주자들의 기대도 다소 어긋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분양측에서 무리하게 초등학교 신설계획을 홍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같은 내용으로 초등학교 신설 부적정을 통보했었다”며 “지적된 내용을 보완해 다시 요청했지만 교육부에서는 충분히 보완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에 교육부가 한 번 ‘부적정’ 통보했던 내용을 재추진하면서 분양측이 무리하게 초등학교 신설 계획을 홍보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평촌 어바인 퍼스트' 사업안내 중 '입지환경'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자료=평촌 어바인 퍼스트 홈페이지] |
관련 업계에서도 애초 초등학교 설립 추진이 무리였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초교 신설과 관련된 안건이 올라갔을 때 ‘반경 2km 학교를 조사했더니 배치 가능한 초등학교가 이렇게 많은 경우는 (초교 신설을 요구한 곳 중) 처음이었다’며 교육부에서 놀랐더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교육부에서 초등학교 신설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단지 반경 2km 안에는 안양남초, 귀인초, 호계초, 덕현초, 호성초, 평촌초를 비롯한 초등학교들이 있다.
초등학교 신설계획이 무산되면서 앞으로 호원동 일대 재개발 및 재건축으로 분양될 아파트들도 초등학교 통학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호원동 일대는 평촌 어바인 퍼스트를 포함해 앞으로 공급 예정인 가구가 1만3000가구에 달한다. 지난달 29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안양호계 두산위브’가 대표적이다. 구사거리지구 재개발 사업인 이 단지는 애초 평촌 어바인 퍼스트 단지 내 초등학교나 호성초, 호원초로 입주민 자녀가 통학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었다.
이에 대해 평촌 어바인 퍼스트를 시공하는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초등학교 신설 계획과 관련된 내용은 시행사가 담당하고 있다”며 해당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분양 측은 지난 5월 분양 당시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들어서고 입주민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된다고 홍보하면서 청약경쟁률이 최고 112.8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