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야심차게 선보인 신규 수신상품 '모임통장'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1만5800좌가 개설됐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초대, 공유 기능을 적극 활용해 편의성을 극대화한 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진행된 '모임통장'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는 (왼쪽부터) 이용우, 윤호영 공동대표. [사진=김진호 기자] |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서울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임통장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모임통장은 개인이 통장을 만들고 다수가 친목·여행 등을 목적으로 돈을 함께 모을 수 있는 상품이다. 4000만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뱅크 앱이 연동돼 접근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간담회에서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는 직접 연단에 나와 '모임통장'이 향후 카카오뱅크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공동대표는 "모임통장은 '같지만 다른 은행'을 표방하는 카카오뱅크의 대표적 상품이 될 것"이라며 "수신상품에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연동해 카카오뱅크만이 실현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의 자신감을 증명하듯 모임통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주요 동호회, 동아리의 인터넷카페 등에서는 벌써부터 모임 회비 통장을 카카오뱅크에 개설하자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모임통장은 출시 후 만 하루 만에 1만5800좌가 개설됐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계좌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임통장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상품을 구성한 점에 고객들이 적극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예대율 관리·카카오와의 시너지 두 마리 토끼 잡기
카카오뱅크가 '모임통장' 출시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예대율 관리, 카카오와의 협업이다.
카카오뱅크의 예대율은 출범 이후 평균 90%대를 기록해왔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에 여신고객이 몰린 영향이다. 예대율이 100%를 초과하면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예대율을 낮추기 위한 수신 신상품으로 '모임통장'을 선보였다는 분석이다. 내년 개인사업자(SOHO) 대출과 제2금융권 연계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명이 모임통장을 만들면 적게는 여러 명에게서 많게는 수십 명이 카뱅으로 돈을 입금하게 돼 수신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금 상품 등을 통해 수신잔고를 늘리는 것보다 모임통장을 통해 늘어나는 수신잔고가 더 빠르고 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주요 주주사인 카카오와의 시너지가 극대화된 모델로 평가된다. 금융권 최초로 카카오톡을 은행 앱 안에서 연동해 계좌를 공유할 수 있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능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 등으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자리 잡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적인 첫 협업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를 토대로 추후 카카오톡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대출, 카카오미니 등 AI(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은행 서비스 등에서의 협업도 한층 더 탄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개발을 총괄한 이병수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서비스 TF장은 "카카오톡 이체와 같이 단순 이체서비스를 좀 더 협업한 결과물"이라며 "카카오톡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카카오뱅크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상품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