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 대성당에서 거행되는 조지 허버트 워커(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자제될 전망이다. 가족들의 바람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가운데 트럼프와 부시가(家)의 의견 충돌보다는 부시 전 대통령의 삶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임 정부 관료를 인용해 부시 전 대통령의 가족들이 지난여름 백악관에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이 장례식에서 환영받을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신문에 따르면 부시 측은 부시 가족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 다툼보다는 부시 전 대통령의 일생에 집중될 것임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94세로 세상을 떠난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부부 등 정계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 놓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관[사진=로이터 뉴스핌] |
WP는 장례식을 계획 중인 소식통을 인용해 부시 전 대통령의 운구를 텍사스에서 워싱턴으로 이동시키는 데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실용적인 측면도 고려해 가족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부시 가족들이 현재 대통령을 비롯해 누구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 역사학자이자 부시 전 대통령의 전기 작가인 존 미첨이 추모사를 읽을 예정이다. 이들의 추모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이 담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시가의 결정은 지난 9월 치러진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장례식과 대조된다. 매케인 전 의원이 직접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장례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당시 장례식에서는 매케인 전 의원의 딸 메건 매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를 겨냥해 “존 매케인의 미국은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원래 위대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장례식에 참석한 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추모사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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