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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기부 한파'.."이영학 사태로 기부금 불신"

기사등록 : 2018-12-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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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탑 목표치 10% 수준에 머물러..기부 큰 손도 줄어
기부금으로 호화생활 즐긴 '새희망씨앗' 사태로 엎친데 덮친격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기부 문화’가 이영학 사태와 기부단체 횡령 사건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1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지난달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4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목표액 4105억원의 11.3%에 불과한 수치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기부금의 1%가 채워질 때마다 1도(최고 100도)씩 올라가는데, 현재 각 지역 사랑의 온도탑은 10~11도에 수준이다. 특히 충남, 충북 등은 7%를 기록,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약정 기부를 하는 사랑의 열매 ‘아너 소사이어티’도 지난 2016년 400명을 훌쩍 넘었으나 올해는 지난달 기준 180여 명에 그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20일 광화문광장에서 사랑의온도탑 제막식 행사에 참가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이번 모금 캠페인은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 2018.11.20 pangbin@newspim.com

또 이영학 사건 이후인 지난 겨울 사랑의 열매 캠페인에서 경기·경남·강원·부산·전남 등이 100도를 달성하지 못했다. 당시 부산은 사랑의 온도탑을 처음 설치한 2000년 이후 100도 달성에 처음 실패했다.

이를 두고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불렸던 이영학 사건과 기부단체의 횡령 의혹 등이 기부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36)은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의 수술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받아놓고 자신의 외제차 구매 등에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기부단체 ‘새희망씨앗’의 회장과 대표가 기부금 128억 중 2억만 기부하고 나머지로 호화생활을 즐긴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회사원 A씨는 “어린이 구호 재단 등에 매년 100만원 이상씩 기부금을 내왔는데 기부단체를 믿을 수 없어 올해부터는 기부금을 내지 않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기부금이 투명하게 집행되는 다른 단체나 공공기관을 찾아 아내와 함께 기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이영학 사건이나 기부단체 횡령 등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일탈로 기부 문화 자체가 큰 타격을 입은 게 사실이고 회복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금 모집에 빨간불이 켜진 기부단체들 모두 투명성 강화 방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 다시 온정을 전하는 문화가 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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