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자동차 관세 협상을 시작으로 90일간의 중미 무역 협상이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이번 협상에서 수세에 놓인 중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홍콩 매체 SCMP는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무역 협상에서 미국에 양보를 해야 하지만 외부에 약한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사진=신화사] |
실제로 첫 번째 관문인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부터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40%에서 15%로 인하하겠다며 자세를 대폭 낮추고 있는 모양새다.
왕융(王勇)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양국간 협상이 매우 민감하고 복잡다단한 문제이다”며 “중국의 양보 조치가 과도하게 해석될 경우 중국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면서 국내 정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 교수는 그러면서 “90여일 간의 무역협상은 상당히 촉박한 일정이기 때문에 중국은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중 미국 대사관의 위챗 계정에서 나온 G20 중미 정상회담에 관한 미 백악관의 성명 등 주요 글의 공유 기능이 중국 당국에 의해 막히기도 했다.
중국의 저명 정치학자 우창(吳强)은 “그동안 관영 매체를 통해 무역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당국이 미국에 양보한다는 소식은 중국을 더욱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데이빗 츠바이크(David Zweig) 홍콩대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에 큰 폭의 양보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며 “ 다만 협상과정에서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90일간의 중미 무역협상이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와 무관하게 중국은 시장 개방을 확대하는 한편 개혁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 특정 영역을 예외로 한채 개혁 조치를 이행하는 모양새를 연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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