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한국거래소가 경남제약 상장폐지를 결정내린 가운데 소액 주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온라인 게시판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경남제약에 대해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심위는 경남제약이 지난달 제출한 개선계획 이행 내역을 검토한 결과 경영 투명성 등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에 거래소는 내년 1월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경남제약의 주식 2116억원어치는 한순간에 사라진다.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제약 전체 발행 주식 중 71.9%(약 808만주)를 약 5000명의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사진=쳥와대 국민청원 캡처] |
상장폐지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남제약 상장폐지를 절대 반대한다”는 글들이 쏟아졌다. 50대 주부 A씨는 “예금, 적금만 하며 노후를 준비하던 겁 많은 사람이었다. 노후준비가 안되겠다 싶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경남제약에 투자하게 됐다”면서 “그런데 10년 전 분식회계를 이유로 정지 처분을 받았고, 애타는 기다림 끝에 ‘상장폐지’라는 거래소 발표를 보고 기가 막혔다. 제발 소액주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상장폐지는 절대 안 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최근 거래재개 결정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도 나왔다. 소액주주 B씨는 “4조5천억원 분식회계 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보름도 안돼 거래가 재개되고 49억 분식회계 한 경남제약은 8개월 거래정지 끝에 상장폐지라니 너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경남제약이 상장폐지가 돼야 한다면 코스닥 시장에서 살아남을 기업이 몇이나 되겠냐. 소액 주주의 피해를 최소화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심지어 ‘경남제약과 삼성바이오의 차별을 두는 거래소 폐지’ 제목의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소액주주 C씨는 “삼성바이오는 경영성 투명성이 부족했다고 하는데 왜 거래소는 거래재개를 해 주었습니까? 경남제약은 자금투명성이 부족해 상장 폐지 결정을 거래소는 말하는데 고무줄 잦대 아니냐”며 “거래소는 무엇을 했냐. 기존 투자자보호를 위해서 무엇을 했나. 이게 소액주주 보호하는 것이 맞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기업의 계속성과 재무 안정성,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남제약은 지난 3월 증권 증권선물위원회 감리 결과 매출 채권 허위 계상 등 회계처리 위반이 적발돼 과징금 4000만원, 감사인 지정 3년, 검찰 고발 등 제재를 받았다. 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면서, 지난 5월 기심위는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다. 하지만 경남제약이 당초 기심위에서 제출하고 공시한 개선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이달 14일 상장폐지 상황까지 오게 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계속성이나 재무안정성에 문제가 없으면, 경영 개선계획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상장을 유지시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가 회계기준 위반 결론을 내린 4.5조를 다 반영한 상태에서 부도와 채무불이행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도 다른 기업과 차별을 두지 않고, 객관적 원칙하에 심사를 진행했다. 향후 거래소는 원칙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경영개선계획 공시를 3년간 점검하고 이행이 되지 않는다면 불성실 공시로 지정, 상장폐지 심사로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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