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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에 갑질한 코리안리재보험 처벌…공정위, 항공재보험 독점에 제동

기사등록 : 2018-1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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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항공 재보험시장 내 경쟁사업자 배제행위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잠정 과징금 76억원
재보험 물량 모두 자신에게만 출재 'NO~'
일반항공 재보험·재재보험 거래현황 보고토록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1963년 국영 재보험사인 대한손해재보험사로 출범한 후 1978년 민영화를 거친 코리안리재보험의 ‘항공보험 재보험 특약’ 독과점에 제동이 걸렸다. 1999년부터 국내 손해보험사 ‘항공보험 재보험 특약’을 독점하고,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배제한 행위로 공정당국이 처벌을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항공 재보험시장 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등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로 코리안리에 대해 시정명령 및 잠정 과징금 76억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일반항공보험은 주로 구조·산불진화·레저 등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헬기·소형항공기 담보의 보험을 말한다. 국내에는 일반항공기 380여대로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농협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등 11곳의 손보사들이 원수보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 원수보험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90억원 규모다.

항공보험은 위험이 커 ‘재보험’ 가입을 필수 종목으로 본다. 때문에 손보사들은 일반항공보험을 인수한 후 코리안리에 재보험을 출재하는 구조다.

재보험은 보험회사가 인수한 보험계약상 보상책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보험회사에게 전가하는 보험을 의미한다. 이 때 다른 보험회사에게 보상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출재’로 반대로 책임을 인수하는 것을 ‘수재’라고 한다.

최근 5개년 코리안리의 재보험(국내 일반항공보험) 평균 시장점유율은 약 88%를 차지하는 등 사실상 독점사업자다.

공정위가 코리안리에 대해 위법하다고 본 건은 크게 3가지다.

코리안리재보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제재 [출처=공정거래위원회·뉴스핌 DB]

먼저,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자신이 산출한 요율로만 원수보험을 인수한 것과 이들의 재보험 물량 전부를 자신에게만 출재하도록 한 점이다.

또 국내 손해보험사와 거래하고자 하는 해외재보험사 또는 국내 손해보험사와 해외재보험사를 중개한 보험중개사에게 불이익을 제시한 점이다. 국내 손해보험사와 해외재보험사 간 거래를 방해했다는 것.

해외요율구득 손보사에 대한 불이익 사례를 보면, 이 업체는 2013년 관용헬기보험 입찰에서 해외요율로 투찰한 A손해보험사에 대해 투찰철회를 요구하고, 특약해지를 경고하는 등 향후 입찰에서 요율제공을 거절했다.

2014년 민간헬기보험 입찰에서는 해외요율로 투찰한 B손보사에 대해 향후 컨소시엄으로 입찰참가 때 5-10% 이상의 지분을 배정받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아울러 국내진출 가능성이 높은 해외재보험사들과는 해외 재재보험출재특약을 체결하는 등 이들이 국내 손보사들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자신을 경유해 거래하도록 한 점도 문제로 봤다.

해외재보험사와의 거래방해 사례를 보면, 이 업체는 2017년 관용헬기보험과 관련해 국내손해보험사·해외재보험사를 중개한 C보험중개사에 대해 담당직원의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2017년 관용헬기보험과 관련해서는 국내손해보험사와 거래하려했던 D해외재보험사에 대해 국내 손보사와 거래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를 불응할 경우에는 해당 해외재보험사와의 기존거래를 중단할 방침을 통보했다.

코리안리는 국내에서 수재한 일반항공보험료 중 약 70%를 재재보험으로 출재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해외로 출재하는 등 코리안리와의 재재보험 거래에 참여하는 해외재보험사로서는 코리안리와의 관계를 고려, 국내시장 진출 시도가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1990년부터 체결된 기간이 아닌 특약서가 확보된 1999년 4월 1일부터 올해 11월 28일(심의일)까지 법 위반기간을 산정, 처벌을 결정했다. 잠정 과징금의 경우는 심의일 기준으로 관련매출액을 재산정,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신영호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코리안리가 국내 일반항공 재보험시장에서 모든 손해보험사들이 자신하고만 거래하도록 하는 등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배제했다고 판단했다”며 “손해보험사들이 자신의 요율만을 구득하도록 하거나 재보험 물량을 모두 자신에게만 출재할 것을 조건으로 재보험 거래를 하는 행위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이어 “각 손보사들과 일반항공보험 재보험특약의 거래조건을 개별적으로 협의해 다시 정하도록 한 것”이라며 “향후 3년 간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및 재재보험 거래현황을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1개 손보사들이 코리안리의 요율만 적용하기로 합하는 등 담합 혐의에 대해서는 개별적 체결 및 합의증거가 없다는 점, 코리안리가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을 유인한 남용행위의 결과인 점 등을 고려해 코리안리만 제재했다.

코리안리의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및 재재보험 거래구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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