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이 ‘8대 고객가치혁신’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및 해외로밍 요금 인하정책이 핵심이다. 단기적인 매출보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5G 시장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8일 회사측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3월 약정제도 전면 개편을 시작으로 17일 공개한 전 세계 168개국 음성통화 무료 서비스까지 총 8개의 ‘고객가치혁신’ 정책을 도입했다.
이들 8대 정책은 모두 고객 혜택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요금제 개편(T플랜)의 경우, 2만원대 요금(약정 적용시 2만4750원)으로 데이터 1.2㎇를 제공하는 자발적 보편요금제와 가족간 데이터 공유로 최대 150㎇를 15% 저렴한 요금으로 사용가능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T플랜은 출시 한달만에 가입자 100만을 넘어섰으며 일일 4만명 수준이 신규 가입을 이어가고 있다.
3번의 개편에 이어 대다수 해외 국가에서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데이터로밍 요금제에 대해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5일간 매일 40분(한국 착발신 50% 가정) 통화를 기준으로 미국 11만원, 일본과 중국은 4만3000원에 달하는 요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멤버십 혜택을 늘리고 스마트폰 랜탈 서비스로 고객 부담을 줄였으며 미래 고객인 1020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브랜드 전략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출 증가를 목표로 진행하는 일반적인 서비스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고객가치혁신은 박정호 사장이 연초부터 강하게 추진한 정책이다. 박 사장은 올해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주지 않는 ‘낙전수입’을 과감히 돌려주겠다”고 밝힌후 약속대로 8대 과제를 모두 마무리했다.
SK텔레콤의 이런 행보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객 혜택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전년동기 대비 각각 5.8%, 22.5% 줄어든 매출 4조1864억원, 영업이익 3041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금제 개편과 무료로밍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중장기적인 고객 가치 향상에 초점을 두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5G 상용화를 앞두고 SK텔레콤 고객층의 충성도를 보다 탄탄하게 다지겠다는 복안도 담겨있다.
이통3사는 지난 1일, 5G 첫 전파송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5G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3월 상용화 이후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가 예상되는데, 특히 5G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되는 상반기 이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5G는 관련 요금제 뿐 아니라 스마트홈,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미 스마트폰과 IPTV, 인터넷 등 묶음상품의 파급력을 경험한 이통3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유지하느냐가 향후 5G 수익모델 구축에 가장 큰 기반이 된다.
현재 이통사들의 요금제가 비슷한 수준으로 정착, 차별화가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혜택을 제공하느냐가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SK텔레콤이 매출 ‘출혈’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혜택을 늘리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초에 약속한 8대 고객가치혁신을 모두 마무리했다. 내년에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할지는 검토중”이라며 “기본적으로 수익 극대화보다는 고객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