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원장 김선동)은 내년 성장률이 2.3%로 급락할 수 있다고 20일 경고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으로 수출부진이 예고된 가운데, 과도한 최저임금인상 등 정책 실패가 내수 활력마저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2019년 국내외 경제 전망과 한국경제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이 2.3%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2.6%)에 비해 0.3%p 낮을 뿐 아니라 2년 연속 잠재성장률(2.8%~2.9%)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유발 없이 최대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여의도연구원은 최저임금인상 등 친노동적 정책, 진척 없는 규제완화, 과격한 부동산정책이 2017년 4월 이후 이미 하강국면에 진입한 국내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연은 고용부진, 자산 가격 하락, 금리인상 등으로 내년 민간소비가 2.8%로 올해보다 0.2%p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창배 여연 연구위원은 “해외소비 증가, 노후대비 저축 증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확장적 재정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연은 투자부문 위축이 가장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설비투자는 설비확장 수요 약화, 기업투자 환경 악화 등으로, 건설투자는 주택 초과 공급, SOC 예산 축소 등으로 내년 마이너스 성장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올 성장을 지탱해 준 수출도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하강 등으로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증가세가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사정 역시 경기둔화, 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어렵다는 게 여연의 주장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비용 상승으로 저임금 근로자 고용상황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둔화와 건설투자 감소로 제조업과 건설업부문의 고용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은 올해 10만5000명에서 내년에는 9만5000명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연은 경기급락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총수요대책이 우선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과감한 규제완화, 유연한 부동산 정책, 최저임금 차등 적용,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통해 침체된 내수부문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품목 및 지역 다변화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수출둔화에 대비하고, 외국인 자본 유출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한 외환 및 금융시장의 안정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의 경우, 경기 및 고용 불안, 이자부담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신중한 포지션을 권고했다.
이 같은 단기 부양책과 함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인 여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외적 경기 상황이 나빠지고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단기 부양책 보다는 구조 개혁, 생산성 제고 등 성장잠재력 확충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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