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비둘기파 기조를 보일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깨져 20일 세계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의 발표를 향후 2년 간 긴축 행보를 지속할 것이란 신호로 풀이해 아시아부터 유럽까지 증시가 된서리를 맞았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면서 증시에서는 주요 지수들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증시는 초반 1.2% 하락하고 있으며, 독일·영국·프랑스 증시는 2016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4% 하락하며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 중이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 급락했고, 일본 토픽스 지수와 홍콩 항셍 지수는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며 공식 약세장에 진입했다.
일본 토픽스지수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간밤 연준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25~2.5%로 0.25%포인트 인상하고, 향후 ‘다소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책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집계한 연준 점도표에 나타난 내년 금리인상 횟수는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었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재정 여건도 약화되고 있는 데 우려하고 있는 시장을 안심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며 독일과 미국 국채 가격이 올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급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채 수익률은 근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월 초 이후 최저치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 단기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고 장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수익률 커브가 평탄화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금 불거졌다. 수익률 커브 평탄화는 경기침체의 전조로 간주된다.
연준이 기대보다 매파 기조를 보였다는 평가에 미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 중이다.
앞서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해 스웨덴 크로나가 달러 대비 1% 이상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과잉공급 및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3% 이상 급락하며 전날 기록한 오름폭을 거의 반납하며 1년여 만에 최저치를 향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20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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