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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자개발은행서 영향력 확대하는 中 견제

기사등록 : 2018-12-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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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패권싸움에 은행들만 골머리"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중국이 다자개발은행(MDB)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미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말패스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지난주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세계은행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경제 질서의 보루(bastion)가 중국의 영향력에 잠식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말패스 차관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원들에게 중국이 다자개발은행에 대한 "실질적인 침투"를 감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말패스의 발언이 세계은행과 그 외 다자개발은행들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전략적 대립 사이에서 꼼짝도 못 하게 되는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 시라큐스대학교의 메리 러블리 경제학 교수는 FT에 "미국과 중국의 자금대출 프로젝트를 두고 양국이 치고받고 싸우는 가운데 은행들이 곤란함을 겪을 것"이라며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선택을 하도록 강요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말패스의 증언이 있은지 하루 뒤인 지난 13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이 "뇌물과 불투명한 합의들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들을 베이징 당국의 바람과 요구대로 붙잡아두는 부채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의 앤디 바 하원의원도 FT에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중국의 식민주의다.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 혹은 저소득 국가들에게 차관을 제공해준다. 중국은 국가들이 차관을 갚지 못하고, 빚더미에 앉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중국은 이들의 자산과 재산을 가져가 버린다"고 주장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은행과 그 외 기관들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육·해상 신(新)실크로드 구축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BRI) 프로젝트 등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를 독려하고 있다고 비난을 하고 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다자개발은행이 부채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조달 기준을 강화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히면서도, 은행들은 "상업적이고 전략적인 목적을 지난 국가 계획을 선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은행들이 중국의 투자 관행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세계은행의 고위 관리자는 은행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다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관리자는 세계은행은 중국이 주도하는 투자의 위험성과 기회를 모두 판단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균형 잡힌 형태로 만들어, 개발도상국들에게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대응해 개발금융기관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를 지원하는 등 개발도상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중국의 거대한 자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세계은행을 포함한 은행들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인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콧 모리스 글로벌개발센터(CGD)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세계은행의 일대일로에 대한 입장에 대해 불평한 것은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미국의 방식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말패스 의원은 미주개발은행(IADB)이 내년 중국 청두(成都)에서 연례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과 일본이 대주주로 있는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중국 주도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와 공동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해, 미국의 비난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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