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부처 장관들 간 비공식회의인 '녹실(綠室)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 예정인 '최저임금법 시행령 수정안'을 수정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풀이된다.
23일 기획재정부 및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홍 부총리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 장관들을 불러 최저임금법 시행령 수정안을 손 보는 작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수정안 국무회의 처리 하루를 앞두고 업계의 반발이 심해, 부총리 주재로 관계 부처 장관들과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경영자총협회(경총) 등 17개 경영계 단체는 지난 17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이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전 부총리 주재로 모여 관련 내용을 한번 점검해 보자는 취지에서 모였다"면서 "어떤 결과가 날지는 지켜봐야 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21 leehs@newspim.com |
문제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시간 수를 '소정근로시간 수'에서 '소정근로시간 수와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수를 합산한 시간 수'로 수정했다.
즉, '주휴시간'과 노사합의에 의한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법적으로 포함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그동안 고용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유급휴일을 근로시간에 포함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이번 시행령을 개정, 법적으로 못 박겠다는 뜻이다.
주휴시간은 근로자가 1주 동안 개근한 경우 주어지는 유급 휴일에 따른 시간으로, 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을 채운 근로자는 8시간의 주휴시간이 주어진다. 만약 주 5일근로제의 경우 1주일 중 1일은 무급휴가, 나머지 1일은 주휴시간이 되는 것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산입범위 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주휴시간과 유급휴일 시간 등이 월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되면 똑같이 일하고 임금을 덜 주는 상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내년도 월 산입범위 임금인 월 174만5150원을 월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으로 나누게 되면 8350원의 시급이 나오는데, 소정근로시간을 늘리게 되면 시급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편, 홍 부총리는 녹실회의를 주요 현안에 대한 관계장관 토론의 장으로 활성화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옛날 녹실회의 같은 장관들 간 비공식회의가 필요한 때"라며 "3∼5명이 모여 진솔하게 현안을 조율하는 자리"라고 밝힌 바 있다.
녹실회의는 1960년대 중반 당시 장기영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경제부처 장관들과 비공개로 현안을 논의하면서 시작됐다. 회의 장소인 부총리 집무실 옆 소회의실의 카펫과 가구 색상이 녹색이어서 녹실회의라는 별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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