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 국무부가 북한에게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국제사회에는 대북제재 성실 이행을 촉구했다.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가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비핵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제재 완화는 비핵화에 뒤따를 것"이라며 "북한이 더 빨리 비핵화를 할수록 그만큼 빨리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의 정의는 "북한 비핵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가 북한만 하는 비핵화가 아닌,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 등을 모두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미국에 거듭 전달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를 말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것인지 확인해달라는 VOA의 요청에 "미국과 미국의 동맹, 파트너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9일 미국 국민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유예 또는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대화 국면에서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청취자들에게 미국이 (대북) 경제 제재 캠페인을 완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며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의 북한 여행금지 재검토 발언에 대해 "우리가 북한 여행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비건 대표의 말을 분명히 읽어보면 인도적 지원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예외 사안으로 두고 있는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만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대북제재 완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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