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도 통화정책에 대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10.18 leehs@newspim.com |
한은은 26일 '2019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의 변화가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근원물가 및 보조 물가지표, 기대 인플레이션, 국제유가 GDP갭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물가안정 목표에 수렴해 갈지를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한은은 금융안정에 유의할 것을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 등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과 대외리스크 요인 변화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글로벌 위험회피성향이 증대됐고,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등 자본유출입과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져 국내외 금융시장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경제 성장세 지속, 정부의 적극적 재정운용 등에 힘입어 수출 및 소비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설비투자가 IT부문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하겠으나, 건설투자는 착공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다. 상방요인으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 △주요 대기업의 투자지출 확대 계획 을 꼽았으며, 하방요인에는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중국 성장세 둔화 △고용여건 개선 지연 등이 지목됐다.
내년 소비자 물가는 1%대 중후반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수요측 물가 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국제유가, 농산물 가격 등 공급측 요인의 기여가 축소되겠으나, 임금상승세 지속, 공공요금 인상 등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은 임금 상승세 지속 등으로 올해 1%대 초반에서 내년에는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기조 등을 감안하면 오름세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선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외리스크 요인들(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유로지역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요 가격변수와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은행 가계대출은 정부의 주택시장 관련 대책 및 DSR규제 등으로 증가 규모가 금년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대출은 개인사업자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기업에 대한 자금운용 확대 가능성으로 올해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상환부담도 언급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누증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금융자산 보유 구모 등을 감안할 때 가계 전체의 이자상환부담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매매가격은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의 자금조달 여력 축소,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대체로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한편, 한은은 내년부터 물가안정 목표를 2.0%(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전년동기대비)로 설정하되 제도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적용기간을 별도로 두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신규 발간 등을 통해 물가 상황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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