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납과 수은 등 중금속에 대한 노출은 성인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비해 높은 반면,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 등 플라스틱 관련 환경유해물질의 노출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인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처음으로 3세 이상 어린이와 18세 이하 청소년을 포함한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영유아(3세 이상 미취학 아동) 571명, 초등생 887명, 중고생922명, 성인(19세 이상) 3787명 등 6167명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됐다. 전국 233개 지역과 183개 보육·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을 채취해 26종의 환경유해물질 농도를 분석, 노출 요인을 파악했다.
조사결과 혈중 납 농도는 중고생 0.80㎍/dL, 성인 1.60㎍/dL였으며 혈중 수은 농도는 중고생 1.37㎍/L, 성인 2.75㎍/L로 성인이 청소년보다 2배가량 높에 가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제1기(납 1.77㎍/dL, 수은 3.08㎍/L), 제2기(납 1.94㎍/dL, 수은 3.11㎍/L)와 비교했을 때 수준이 낮아졌다.
체내 중금속 조사 [자료=국립환경과학원] |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성인이 0.36㎍/L으로 가장 높았고 중고생 0.29㎍/L, 초등학생 0.23㎍/L, 영유아 0.11㎍/L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플라스틱 가소제 성분인 프탈레이트(DEHP) 소변 중 농도는 성인은 23.7㎍/L로 제1기(36.3㎍/L), 제2기(29.9㎍/L)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유아 60.7㎍/L, 초등학생 48.7㎍/L, 중고생 23.4㎍/L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노출 정도가 높았다. 영유아가 성인보다 2.6배 가까이 노출된 셈이다.
다만 국내외 조사에서 모두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가 독성학·역학적 요인을 고려해 제시한 건강영향 권고값(HBM-I))인 6~13세 500㎍/L, 14세 이상 750㎍/L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도 연령대가 낮을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영유아가 2.41㎍/L으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생 1.70㎍/L, 초등학생 1.70㎍/L, 성인 1.18㎍/L 순이었다. 영유아가 성인에 비해 2배 정도 노출 농도가 높았다. 이 또한 권고값(HBM-I)과 비교(어린이 100㎍/L, 성인 200㎍/L)했을 땐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은 어린이는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약 2~3배 높으며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유해물질의 몸속 노출 수준이 더 높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체내 플라스틱 유기물 조사 결과 [자료=국립환경과학원] |
제3기 기초조사부터 추가된 파라벤류(메틸-, 에틸-, 프로필-) 중 화장품, 개인위생용품 등에 살균성 보존제로 많이 사용되는 메틸파라벤은 성인의 경우 여성(45.2㎍/L)이 남성(27.3㎍/L)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파라벤은 화장품 외에도 의약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질 및 부패 방지를 위해 사용되므로 명확한 노출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전했다.
이철우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장은 "1~2기 조사에 비해 일부 환경유해물질이 낮게 나타났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성인과 환경오염물질별 노출 경향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번 조사를 평가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국가통계포털(www.kosis.kr)과 환경통계포털(stat.me.go.kr)을 통해 국가승인통계(106027호)로 내년 1월초에 공개된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700명을 대상으로 '제4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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