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문화

[종합] "책임감과 자부심"…뮤지컬 '마리 퀴리'가 전하는 이야기

기사등록 : 2018-12-26 17:3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과학자 퀴리의 인간적인 고뇌를 담은 뮤지컬 '마리 퀴리'
내년 1월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주변의 친구들, 여배우들의 관심이 커요. 질투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응원도 많이 해줍니다. 이런 작품이 나왔고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커요.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마리 퀴리'의 배우 김소향(왼), 임강희 [사진=라이브]

뮤지컬 '마리 퀴리'의 주연을 맡은 배우 김소향이 26일 오후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진행된 '마리 퀴리'의 프레스콜에서 작품에 임하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는 더블캐스트인 임강희도 마찬가지. 그만큼 뮤지컬 '마리 퀴리'는 남성 중심의 공연계에서 눈에 띄는 작품이다.

'마리 퀴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라듐의 발견이라는 위대한 업적 뒤에 가려진 진실을 목도한 후 고뇌하는 과정을 통해 위인이 아닌 인간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임강희는 "처음에 제안 받았을 때 굉장한 책임감을 느꼈다. 공연계에서 여성 중심, 여성 서사의 작품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가는 여자배우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김소향은 "'안나 카레니나', '아이다', '마타하리' 등 여성 중심 작품이 있긴 했지만, 특히 대학로에서는 유일무이한 것 같다. 실존 인물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만큼 공부를 많이 한 건 처음"이라며 "올해 자주적인 여성 역할을 많이 맡아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 프레스콜 [사진=라이브]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데 이어,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창작 뮤지컬을 기획·개발하는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 2 선정작에 오르기도 했다.

김현우 연출은 "단지 여성 주인공, 여성 서사를 다루는 게 아니라 기존 여성 캐릭터들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라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위대한 과학자의 순수한 열정,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비극과 마주치며 발생하는 딜레마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삶을 살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옳고 그름을 생각하고 다시 선택하는 일은 있다고 생각한다. '마리 퀴리'를 평면적인 위인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살면서 가지는 고난 등을 공감대 있게 그리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 뮤지컬이다. '마리 퀴리'의 업적과 라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일명 '라듐 걸스'의 존재는 사실이지만, 이들의 만남은 허구다. 라듐의 발견 이후 상업적으로 활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으며, 남편 '피에르 퀴리'의 죽음도 시기적으로 다르다.

천세은 작가는 "'마리 퀴리'가 과학자로서의 신념이 부딪히면 어떻게 이겨나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라듐을 발견했을 때 과학자로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었으테지만, 이것이 과연 인류에게 축복이기만 할까 생각하면서 그 상징으로 라듐 걸스와 '안느'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 [사진=라이브]

라듐 걸스를 대표하는 인물 '안느' 역의 김히어라는 "실존 인물과 실존 사건을 허구로 연결하다보니 어디까지 수용하고 배제할 것인지 그 선을 정하기가 어려웠다"며 "'안느'가 능동적일 수록 '마리 퀴리'가 흔들리게 되고, 또 '마리 퀴리'가 임상실험을 이어가는 것을 관객들이 오해할 수도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마리 퀴리'의 서사를 견고하게 해줄 음악 또한 다채롭다. 키보드, 클라리넷, 첼로, 드럼으로 구성된 5인조 라이브 밴드가 무대를 풍성하게 꾸민다. 특히 라듐의 위해성으로 숨진 직공들의 사인을 둘러싼 재판을 그린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 넘버의 경우 내용과 상반되는 분위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최종윤 작곡가는 "과학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과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다른 소리가 있을까 고민했다. 멜로디가 아닌 반주나 편곡적인 면에서, 기법과 화성 등에 신경을 많이 써서 차별점을 두려고 했다"고 포인트를 귀띔했다.

신선호 안무가는 "'볼레로'는 무용극에서 더 유명하고, 뮤지컬에서 쓴 건 처음이다. 사실 이 장면에서 순수한 열정을 가졌던 직공들의 죽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들의 감정을 단순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검정'이다. 그들이 내뱉는 진짜 마음 속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전달하고자 했고, 동작도 과하지 않게 최대한 동선과 스텝 위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 [사진=라이브]

압전기 현상을 최초 발견한 뛰어난 물리 화학자이자 '마리 퀴리'의 남편 '피에르 퀴리' 역은 배우 박영수, 라듐을 활용해 자수성가한 기업 대표 '루벤' 역은 배우 조풍래, 라듐 공장에서 일하며 병을 얻게 되는 직공 '조쉬' 역은 김아영, '폴' 역은 장민수, '아멜리에' 역은 이아름솔이 맡는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오는 2019년 1월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