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10월 이후 폭락을 연출한 가운데 기업 경영자들이 공격적인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이익 증가율이 올해 약 21%에서 내년 최저 5%까지 떨어질 전망이지만 기업 내부자들 사이에 저가 매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반면 미국 주식 펀드에서는 뭉칫돈이 유출, 새해 증시에 대한 월가 투자자들의 싸늘한 투자 심리를 반영했다.
26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사이 S&P500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 주식 매입이 직전 2개월에 비해 두 배 급증했다.
또 내부자 주식 매도 대비 매수 비율이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스닥 지수가 8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같은 전철을 밟는 사이 기업 경영진들이 ‘사자’에 잰걸음을 한 셈이다.
무역 전쟁부터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 기조, 최근 정부 셧다운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데 따라 12개월 예상 실적 대비 주가 밸류에이션이 13.6배로 후퇴했다.
주가수익률(PER)이 2009년 이후 평균치에 비해 9% 밀리자 내부자들이 저가 매력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맥퀸 볼 앤 어소시어츠의 토드 벌가드 최고재무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업 내부자들은 투자자들에 비해 경영 현황에 대한 정보력이 강하다”며 “이들이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은 증시 전반에 청신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8월 S&P500 지수가 19% 폭락했을 때도 내부자 매수가 활발했고, 이후 2분기에 걸쳐 주가가 10%에 랠리, 강한 반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는 뭉칫돈이 이탈, 10년 전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8년 상황이 재연됐다.
미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한 주 사이 주식펀드에서 562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15일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2019~2020년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데다 연준의 매파 정책 기조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리스크도 투자자들을 날로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교체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월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날 컨설팅 업체 맥라티 어소시어츠의 스티브 오쿤 어드바이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움직임이 금융시장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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