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멕시코 국경 지역의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마찰로 인한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파장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5개 연방정부 부처 가운데 9개 부처와 수 십 개의 정부 기관, 약 80만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주요 도시의 쓰레기통 관리부터 경제 지표 집계까지 차질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정부 셧다운 파장을 드러내는 쓰레기 더미 [사진=블룸버그] |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를 포함한 미국 주요 도시의 공원은 폐쇄됐고, 거리 곳곳의 쓰레기통 주변은 각종 오물이 넘쳐나 도시의 외관을 망가뜨리고 있다.
NBC뉴스는 백악관 인근의 프레지던트 파크의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 역시 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한 때 폐쇄됐다가 기부금 조달로 간신히 운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월가도 셧다운 파장에서 자유롭지 않다. 침체 경고 속에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경제 지표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
이날 CNN은 미 상무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 및 하부 기관의 폐쇄에 따라 주택시장과 국내외 투자 자금 흐름, 무역수지 등 굵직한 매크로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주택 거래 자체가 마비될 상황이다. 이날 폭스뉴스는 미 국세청과 연방주택관리청(FHA), 사회보장국(SSA) 등 관계 부처 및 기관의 셧다운으로 인해 주택 매매에 차질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기지 대출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발급 받지 못해 주택 매입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손발이 묶인 상황이라는 얘기다.
미국 법정도 셧다운으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의 법정 공방을 포함해 각종 소송과 기소에 대한 판결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는 정부 셧다운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기존의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크고 작은 송사부터 이민 관련 재판까지 법원이 판결을 기다리는 이들이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갑작스럽게 수입이 끊어진 정부 부처의 직원들이다. 연말 무급 휴직 사태를 맞은 이들은 아르바이트나 파트 타임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싱글맘을 포함해 외벌이 가정의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부처의 직원들이 패닉에 빠졌고, 셧다운의 장기화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라크 깜짝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셧다운 사태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상원이 이날 동부시각 오후 4시 예산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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