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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회장 "2세 경영 안 시킨다".. 소유·경영 분리 의지

기사등록 : 2019-01-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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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에도 회사 매각 추진하다 1년 만에 중단
이사회-전문경영인 체제, 매각 방식은 아닐 듯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박수칠 때 떠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20년 말에 은퇴를 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소유·경영'을 분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9 셀트리온그룹 기자 간담회'에서 회사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9.01.04 kilroy023@newspim.com

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샐러리맨에서 기업총수까지 해보니 나갈때를 알아야 하는 것 같다"면서 "1단계는 내가 했으니 2단계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는 대략 2년 후쯤이다.

어떤 방식으로 은퇴를 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있게 물려주고 떠날 것"이라고 했다.

6년전쯤 서 회장은 '매각'을 추진했던 적이 있다. 2013년 4월 회계처리와 사업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던 상황이다. 서 회장은 당시 "5월 말에서 6월 사이에 회사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며 "셀트리온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성장 시킬 수 있는 다국적제약회사를 찾아 본인 보유 지분전체를 매각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서 회장은 "지난 2년간 이어진 공매도 이상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수천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지만, 금융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결정은 본인 스스로 선택한,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은 1년도 안 돼 없던 일이 되면서 결국 당시 그의 발언이 상황을 반전시키 위한 행보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있었다. 2014년 7월 셀트리온은 "JP모건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 보유하고 있는 당사 지분에 대한 매각 검토를 진행했다"며 "매수 희망자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매각 제안을 검토했으나, 투자자들의 제안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지분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매각작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2년 후 은퇴' 선언과 함께 "쉬고 싶다"고 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의 회계처리에 대한 감리에 들어가는 등 여러가지 회사 안팎의 상황이 6년전과 비슷하기도 하다. 여전히 강성 주주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척결'은 핵심 과제다. 게다가 최근 승무원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사업 이외의 사안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이 그의 '은퇴 선언' 배경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쉬고 싶다"고 했다.

그가 이번에 선언한 '은퇴' 방법이 매각은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아들에게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서 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시키겠다. 전문경영인을 두고"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고 부연했다. 서 회장의 아들인 서진석 대표는 지난 2017년 10월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로 선임되며 경영능력 평가를 위한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이사회 의장을 하기 위래서라면 지분은 여전히 오너가에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한편 최근 많은 기업 오너들이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 의 창업자인 김정주 대표도 은퇴 생각을 굳힌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회사 매각설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라면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매각 추진을 인정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도 최근 경영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올해부터는 그는 코오롱그룹에서 아무 직책도 맡지 않는다. 물론 이 전 회장이 확고한 지분을 바탕으로 마음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돌아올수 있다. 4세 경영 시험대에 오른 그의 아들 이규호 전무는 아직까진 코오롱 지분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풀무원도 창사 이래 33년간 유지해온 오너 경영시대를 마감하고 올해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한다. 풀무원은 회사 창립자인 남승우(65) 전 총괄 최고경영자(CEO) 겸 대표이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평사원 출신의 이효율(60) 대표를 후임 총괄 CEO 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이 회사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남 전 총괄 CEO는 "글로벌 기업 CEO들은 대부분 65세에 은퇴한다"며 "비상장기업은 가족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9 셀트리온그룹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1.04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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