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씨젠은 이스라엘 최대 보건기관인 '클라릿'이 실시한 소화기 감염증 검사제품 입찰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공급 규모는 약 100억원이다.
1911년에 설립된 클라릿 헬스케어 서비스(Clalit Health Service)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의료 관리 기구(HMO)로 14개의 대형병원과 1200개 이상의 전문병원을 통해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60%에 달하는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전역에 위치한 약국, 치과, 실험실, 검사센터, 전문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유일한 HMO로, 가장 많은 환자를 커버하는 국가 의료 보험 체계다.
이번 수주로 씨젠은 이스라엘 전역에 소화기 감염증 제품인 '올플렉스 GI-박테리아(I)'과 '올플렉스 GI-패러사이트'를 공급하게 된다. 올플렉스 GI-박테리아(I)은 살모넬라, 비브리오 등 급성 설사 원인균 7종을 동시에 검사하는 제품이며, 올플렉스 GI-패러사이트는 람블편모충(Giardia Lamblia)을 포함한 6개 주요 기생충 병원균을 동시 검출하는 제품이다.
씨젠은 동시 다중검사 제품의 우수성 등 성능 평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면서 다른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입찰에 선정됐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리얼타임 PCR 기반의 동시다중 정량검사(Multi Ct) 제품으로, 검사 후 4시간이면 소화기 감염증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감염 정도까지 알아낼 수 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자동화를 통해 기존 검사법들의 복잡한 검사과정을 손쉽게 대체한 것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씨젠은 1월 중 현지 검사실에 장비 설치를 마치고, 2월부터 시약 공급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설사나 식중독을 야기하는 소화기 감염증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흔한 전염병으로 매년 약 17억 명이 걸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소화기 감염증은 전 세계 주요 사망원인 5위, 영유아 사망원인 2위로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약자에게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으나, 기존의 검사방법으로는 조기 진단과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최근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배양 검사법에서 대용량 검사가 가능한 분자진단 검사로 빠르게 대체되는 분위기다. 현재 전 세계 소화기 감염증 검사시장은 연간 1조3000억원 규모로, 이 중 대부분은 배양검사법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분자진단법이 이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나가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기존 검사법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 대표는 "현재 소화기 감염증 검사에는 배양법, 면역법, 현미경 검사 등 다양한 전통적인 검사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 검사 방법은 저렴한 비용에 검사가 가능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며 "분자진단으로 검사하면 한 번의 검사로 유사한 증상의 모든 원인균을 찾아낼 수 있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클라릿에 이어 이스라엘 내 기타 HMO 업체와도 검사 제품 공급에 대해 협의 중"이라며 "이번 입찰 성공 사례를 토대로 독일, 이태리 등 유럽 국가로 소화기 감염증 제품에 대한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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