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OLED 시장의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와 가전 수요 침체 등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 사업부문(MC)의 적자 확대가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다. MC사업부문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7029억원이다. 시장 전망치였던 3조원을 넘기진 못했지만, 지난 2009년 2조6807억원 기록을 10년만에 갈아치웠다. 연간 매출액 역시 61조3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다.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LG] |
LG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7705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은 79.5% 감소한 수치다.
당초 증권가는 LG전자의 4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 16조5337억원, 영업이익 3981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실적은 이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다.
LG전자측이 세부 사업부문 실적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증권가는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이 MC 사업부의 적자 확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MC 사업부의 문제는 구조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V30 이후로 제품력은 선두 업체들과 동등해졌다고 판단되나,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입지를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고부가 시장인 한국과 미국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중가폰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Q시리즈를 출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가전 등 타 사업부 역시 우호적인 시장 상황은 아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OLED TV 등을 공급하는 HE 사업부의 경우 신흥국의 부정적 환율 여건과 경쟁사의 공격적 가격 정책이 실적 하락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면서 "헤알화 등 중남미 통화가치가 전 분기 대비반등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여전히 낮은 상황이며, TV 수요 또한 지난해 1분기 월드컵 등 이벤트로 수요가 급등하는 등 기저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HE 부문의 이익률을 하향 조정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연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중국 TV 경쟁사 및 삼성전자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대형 TV 할인 경쟁이 특징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마트폰 산업 전체가 불황인 상황이라 MC 사업 역시 어려웠다"면서 "신흥국 경기 침체와 환율 영향이 있었고, 4분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시기다. 이러한 이유로 전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부진은 올해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를 제외한 가전(HE, H&A) 및 전장(V&S) 등 타 사업부는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산 연구원은 "스마트폰 신시장인 5G 시장은 2020년부터 본격 열릴 것이기에 올해는 손익을 개선시킬 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MC를 제외한 타 사업부는 긍정적이다. 전장 사업(V&S)은 인포테인먼트의 성장세가 부각되고 있어 흑자 전환 시키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HE 사업부문에 대해서도 "일시적으로 QLED 진영과 마케팅 경쟁이 심화됐지만, OLED 및 UHD의 비중 확대와 대형화, 패널 가격 안정화 등을 바탕으로 고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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