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여성 불임의 원인인 자궁내막증을 유발하는 후성유전학 조절 과정이 규명돼 차세대 자궁 치료제 개발에 한걸음 다가갔다.
10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윤호근‧유정윤, 미국 미시간주립대 인류의학부 정재욱‧김태훈, 울산대 의대 최경철 교수 연구팀은 자궁내막증 환자에게서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3(HDAC3)’의 감소로 인해 유전자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조절돼 불임이 일어나는 과정을 규명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 속에 존재하는 질환으로, 불임 여성의 35~50%가 자궁내막증을 호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후천적으로 자궁내막증 환자의 자궁 내막이 딱딱하게 굳어져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림) HDAC3 유전자 발현 감소에 의한 자궁질환 발병 모식도 2019.01.09. [자료=한국연구재단] |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증을 치료하기 위해 외과 수술과 호르몬 약물 처방이 병행된다. 하지만 부작용과 재발로 인해 치료가 쉽지 않아 근본적인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HDAC3가 유전자의 구조를 조절해 특정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후성유전학 조절을 통해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 과정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HDAC3의 단백질 양이 감소하면 콜라겐 유전자가 과발현되면서 자궁 기질 세포 기능에 교란이 생기고 자궁내막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배아가 자궁에 착상하는 능력이 상실되면서 불임이 유발된다.
윤호근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자궁내막증 치료 전략으로서 후성유전학적 조절법이 유용함을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새로운 자궁내막증 치료법과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전문지인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이날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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