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경기 용인시 수지구와 기흥구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말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 아파트와 분양권을 막론하고 시장에 시세보다 수천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올해 수지구와 기흥구 입주물량까지 많아 이 같은 분위기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도 나온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2월 다섯째주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각 -0.07%, -0.14%을 기록했다. 그 전주 0.05% 상승했던 수지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 지정 후 하락전환했고 기흥구는 하락률이 3배 늘었다.
실거래 사례도 감정원 통계를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 죽전동 ‘새터마을 죽전힐스테이트’(1998가구, 2004년 입주) 전용면적 84㎡ 아파트 매맷값이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약 6000만원 떨어져 손바뀜했다.
지난달 중순 이 아파트는 2층이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정 직후인 지난달 말 같은 주택형 16층 아파트가 4억3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권 급매물도 나타났다. 수지구 풍덕천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동천파크자이’ 전용면적 61㎡ 분양권 중 분양가 대비 웃돈이 평소 절반 수준인 4000만원대 급매물이 나왔다.
기흥구 구갈동 ‘기흥역 더샵’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엔 전용면적 84㎡ 43층 분양권이 6억3940만원이었으나 지정 직후 42층 분양권이 5억794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초 이 단지 같은 평형대 아파트 중 가장 낮은 분양권 거래가격이 5억8510만원(9층)이었음을 감안해도 낮은 거래가다.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사진=용인시청] |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12월 28일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가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분양권 전매시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등 아파트 및 분양권 거래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일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28일 조정대상지정 직후 해가 바뀌기 전 급매물을 처리하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올해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제도가 바뀌기 전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일 기준 지난 12월 1일부터 27일까지 수지구 일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7건이었지만 지난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거래량은 10건으로 늘었다.
수지구 풍덕천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수지구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많아 집값과 분양권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수지구 입주물량은 5660여 가구, 기흥구는 6100여 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용인시 전체 입주물량 중 1만6000여가구였고 이중 대림산업 최대 주택사업이었던 처인구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만 6700가구였음을 감안하면 올해 수지·기흥구 입주물량이 매우 많은 편이다. 특히 수지구는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약 2배 더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지와 기흥 집값이 오른 것은 맞지만 올해 분양물량은 적고 입주물량은 많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더라도 가격 하락요인이 충분했다”며 “올해 수지구와 기흥구는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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