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올 한 해에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14억 중국 안방 극장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일 예정이다. 작년 한 해 대세 예능으로 떠오른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이나 관찰 예능은 올해에도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이들 예능 프로그램의 지나친 예능화를 경고하고 있는 만큼, 일부 프로그램은 자칫하면 방영 중단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바이두] |
◆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 열풍
작년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아이돌 양성' 열풍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 한 해는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 시대를 연 해로 평가된다. ‘우상연습생(偶像練習生)’, ‘창조101(創造101)’이 대표적이다.
올해 중국 3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 텐센트, 유쿠는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아이치이의 ‘우상연습생’과 텐센트의 ‘창조101’는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고, 유쿠도 이에 질세라 오디션 프로그램 ‘글로리 오브 팀(以團之名)’ 제작 준비에 한창이다.
◆ 관찰 예능 인기
작년 하반기 중국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관찰 예능이 올해에도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미운 우리 새끼 ‘마이 리틀 원(我家那小子)’을 제작한 후난 위성TV는 프로그램 인기에 힘입어 마이 리틀 원 여성버전을 올해 1분기에 방영할 예정이다. 마이 리틀 원 여성버전은 인기 여자 연예인의 아버지를 스튜디오로 모시고 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중국판 싱글와이프인 ‘아내의 낭만여행(妻子的浪漫旅行)’과 중국판 하트시그널 ‘심동적 신호(心動的信號)’ 등 관찰 예능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시즌제 예능 출격
올해 중국판 ‘런닝맨’, ‘보이스 오브 차이나’ 등 시즌제 예능프로그램이 대거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이들 예능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자랑하는 인기 프로그램들이다.
지난 2011년 중국 예능프로그램에 시즌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시즌제 프로그램은 방송사나 동영상 플랫폼에 막대한 광고 수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 음악 프로그램 강세 여전
줄곧 강자 자리를 지켜온 음악 프로그램은 올해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기존의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비롯해 가수와 일반인 간의 음악 대결, 음악과 여행이 결합된 음악 예능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동방 위성TV는 4명의 실력파 여성 가수와 일반인들이 함께 듀엣을 부르는 ‘라이뎬러, 창바(來電了,唱吧)’의 방영을 앞두고 있다.
◆ 새로운 예능 대세, 스포츠 예능
최근 스포츠 예능이 새로운 예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2022년에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치를 예정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한껏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의 스포츠 산업 육성에 따라 스포츠 예능 제작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겨울스포츠발전계획(2016~2025년)'를 통해 겨울스포츠 산업을 1조 위안(약 165조원) 규모의 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육성 정책은 스포츠 예능 제작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 활발
지난 2017년 이후로 본격화된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 열풍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 한 해에만 모든 방송사를 합쳐 총 50개가 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최근 시즌 1에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내셔널 트레저(國家寶藏)’ 시즌2는 지난 달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 연예인 등이 나와 중국의 유물, 국보 등을 소개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배우 왕카이(王凱), 리천(李晨)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
올해 중국 예능은 중국 당국의 관리 감독 강화로 방영이 중단되거나 플랫폼에서 아예 사라지는 사태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국 당국은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이나 가수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지나친 예능화 등을 중단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 9월 정부가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를 제한한 만큼, 올해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AI 등 첨단기술 예능에 접목
CG(컴퓨터그래픽스)효과,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이 예능 프로그램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프로그램 제작 및 기술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첨단 기술이 예능에 활용된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이로 인해 후반 작업이 길어지고, 제작비가 늘어날 수도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 웹예능 대세 될까
중국 예능 시장에서 위성TV와 인터넷 플랫폼 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쇼트클립(짧은 동영상) 플랫폼도 15분 안팎의 짧은 ‘웹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웹예능은 기존 예능보다 길이가 짧아 자투리 시간에 예능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첫 웹예능으로 동영상 플랫폼 시과스핀(西瓜視頻)은 디저트의 천국 프랑스를 배경으로 중국 인기 연예인들이 직접 디저트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스위트 투스(海角甜牙)’가 지난 9일부터 방영 중이다.
◆ 중국 예능의 해외 수출
작년 중국 예능 해외 판권 최초 계약을 계기로 올해 자국산 예능의 해외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는 폭스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자사의 농구예능인 ‘덩크 오브 차이나(這就是灌籃)’ 포맷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산 예능 포맷이 해외로 수출된 첫 사례다. 이어 11월에는 저장 위성 TV가 미국 IOI사와 ‘나는 배우다(我就是演員)’ 포맷 판권 계약을 맺었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