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시아 주식과 채권이 크게 저평가됐고,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전면적인 무역 마찰과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및 경기 하강,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금리인상까지 구조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극심한 하락 압박을 받았던 아시아 자산시장이 투자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월가의 황소상 [사진=블룸버그] |
저평가 매력이 크게 부각된 데다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과 중국의 경기 부양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아시아 주식과 채권시장이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식의 주가수익률(PER)이 12배 내외로, 5년래 최저치에 머물고 있다.
반면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은 15.5배로 과거 10년 평균치에서 등락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얘기다.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한 아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 팩트셋의 판단이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아시아 기업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하이일드 채권은 액면가 대비 8% 할인된 가격에 거래, 2011년 이후 가장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투자등급 회사채 역시 지난 한 달 사이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여전히 액면가를 밑도는 실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진정되면서 아시아 지역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됐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움직임과 연준의 ‘인내’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유럽을 포함한 그 밖에 지역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아시아 자산시장으로 유동성을 몰아갈 수 있는 요인이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 시니아코프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올해 대폭 감속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근거로 볼 때 아시아 지역의 신용시장이 미국과 유럽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HSBC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올해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가 18% 급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 태국, 싱가포르 주식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 폭을 주시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6.2%로 예상되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더 큰 폭으로 후퇴할 경우 이에 따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며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크게 저평가된 만큼 당분간 자산시장이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