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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유리천장' 사라진다...책임자급 승진자 절반·여성임원 10여명

기사등록 : 2019-01-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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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창사이래 첫 여성 임원 선임
시중은행 여성임원 3명→10명...은행연합회 5명중 2명

[서울=뉴스핌] 류태준 기자 = IBK기업은행은 책임자급 승진자 절반이 여성이고, 수출입은행은 창립 이래 첫 여성 임원을 선임했다. 보수적인 문화로 유명한 국책은행에 '여풍'을 불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도 10여명으로 늘었다.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본점 전경 [ 사진 = 각 사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15일 책임자급 승진자 335명 중 절반 가까운 165명을 여성으로 선임했다. 역대 최대치다. 책임자급 승진은 과장에서 부지점장급인 팀장, 팀장에서 지점장급인 부장으로의 승진을 포함한다. 1961년 은행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여성 지점장 15명이 한 번에 늘었다. 지난해 여성 지점장 13명 탄생에 이어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기업은행이 이른바 '인사 고과를 쌓을 수 있는' 보직을 성별 편견없이 배치해온 결과라는 해석이다. 시중은행은 은행의 양대 사업 중 하나인 기업금융을 남성에게 맡기고, 나머지 하나인 자산관리(WM)와 상품판매를 여성에게 담당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두 가지 업무를 성별과 관계 없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게 해 실적만으로 승부할 수 있게 했다.

기업은행은 앞서 국내 은행 최초로 여성 은행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취임한 권선주 전 행장은 만 3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이후 다른 은행에서도 잇따라 여성 임원이 탄생하는 ‘권선주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는 등 상징적인 경우로 꼽힌다.

이번 승진으로 장기적으로 여성 임원을 늘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차기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인재풀을 넓혀 육성과 양성평등 실현에 힘을 실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성과와 실력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라며 "유리 천장은 없다는 원칙에 따라 검증된 실력 있는 여성들이 차세대 리더로 발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도 1976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여성 임원(본부장)을 선임했다. 9일 김경자 심사평가단장을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차별없이 실력만으로 평가하는 방침이 정착됐다는 평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내부 공개모집을 통해 후보자를 받아 투명하고 공정한 선임과정을 거쳐 김 본부장이 임명됐다”며 “전문성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인재를 남녀 차별없이 발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올해는 근무 연차 등 상황상 여성 임원을 선임하지는 못했지만, 곧 여성 임원이 탄생할 전망이다.

한편, 은행연합회도 이경희 홍보실장을 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김혜경 상무를 포함해 전체 임원 5명 중 40%인 2명을 여성이 차지했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은 정기인사에서 잇따라 여성 임원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작년 3명에 불과했던 시중은행 여성 임원은 10여명으로 늘어났다. 특별히 우대하지 않더라도 성별에 따른 편견만 없으면 충분히 여성도 요직에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은 '남자가 할 일'과 '여자가 할 일'이 다르다는 편견이 있어 직급과 보직에 차별이 있던 곳"이라며 "앞으로 이런 편견이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ngj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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