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정부가 17일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 수소차 시대가 임박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미 증권가는 미래 먹거리로 수소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던 상황. 실제로 작년부터 이어진 증시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수소차 관련주들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았다.
증권가는 수소차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물론 단기적으로 전기차 대비 가격도 비싸고 중량도 무겁다. 충전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해 보급이 빠르게 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충전시간이 짧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 △규모의 경제가 조성돼 보급이 늘어날 경우 연료전지 가격 하락 여지가 크다는 점 등이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수소차 관련주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기준 수소차 판매량은 글로벌 3000대로 전기차 7만4000대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지만, 수소차의 진짜 경쟁력은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이 짧다는 것"이라며 "판매량이 10만대 이상만 되면 연료전지 가격도 현재 절반 이하로 내려갈 거다. 장거리 운전의 경우 전기차보다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수소 인프라 증가와 함께 우리 정부가 오는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1200개소로 확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소차 보급도 서서히 물꼬를 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수소차 보급량과 충전소 구축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속도의 문제이며 방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수소차용 백금 촉매제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먼저 디젤차가 글로벌리 줄어들면서 백금 수요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발전에 따라 소비되는 백금 용량도 감소, 원가 하락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회요인을 토대로 수소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것은 오는 2020년 이후일 것으로 점쳐진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는 순수 전기차 수요 증가가 훨씬 빠르겠지만 이후에는 수소차 보급이 가파를 것"이라며 "전기차의 경우 부품 수가 적어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고 엔진 대신 배터리가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소차는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스택(배터리)를 직접 제작 및 생산하고 부품수도 2만~3만개 가량으로 많아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소차 관련 종목들에 대해선 올해 '상저하고'를 전망했다. 유지웅 연구원은 "수소차 분야에서의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OEM 중 가장 빠르게 수소차 생산설비를 업데이트하는 등 생산량이 전년 대비 5배가 넘는 5000대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2030년까지 수소 스택(연료전지) 생산부문매출은 15조를 초과할 것"이라고 유 연구원은 덧붙였다.
다만 단기적으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기보단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관이 수소차 생태계 구축에 함께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투자 관점에선 장기 접근이 필요하다"며 "생산량이 전기차 대비 월등히 적어 단기적으로 실적이 올라오기 어려운 종목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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