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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인성 단장 "수중건설로봇 이제 1단계…현장 테스트베드 절실"

기사등록 : 2019-01-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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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수중건설로봇사업단
산업부 산하기관 시험작업 확보 관건
'실적 쌓기'…시험작업 환경 제공해야
입찰 전 일부 구간 시험작업 '해법'

[포항=뉴스핌] 이규하 기자 = “세계적으로 수중건설로봇 역사는 오래됐다. 하지만 아시아 최초로 수심 500m 조건에서 수중건설로봇 작업 성능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다. 해양구조물 시장도 꾸준히 증가세다. 앞으로 국산기술인 수중건설로봇의 작업 실적을 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관계기관 등 정부부처 간 수중건설로봇의 실적을 위한 테스트베드(시험작업) 확보가 가장 큰 숙제다.”

17일 장인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수중건설로봇사업단 단장이 포항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에 마련된 20톤 규모(3m 크기)의 ROV 기반 수중 중작업용 로봇 ‘URI-T’을 배경으로 던진 말이다.

이날 해수부 연구개발 사업인 ‘수중건설로봇 연구개발(R&D)사업’에 대한 민간 기술이전 협약식을 끝낸 장인성 단장은 “이제 1단계를 넘겼다”고 말한다.

장 단장은 “기술개발을 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이를 갖고 성능을 확인하는 정도가 됐다”며 “자동차로 보면, 설계하고 만들어 도로로 나가기 전에 기본적으로 트랙을 돈다. 트랙을 한두 번 정도 돌아봤다는 걸로 이해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17일 장인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수중건설로봇사업단 단장이 포항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핌 DB]

수백바퀴 수천바퀴 돌고 고속도로로 나가기 위해서는 ‘작업 실적’ 쌓는 일이 앞으로의 선결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래야 국내외 돈벌이가 가능한 시장구조 때문이다.

장인성 단장은 “해저케이블 공사에 들어가려고 할 경우 정부가 한다고 해도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이라고 하면 거부한다”며 “그 동안의 실적을 보기 때문에 실적 쌓으려면 테스트베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즉, 석유공사와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들로서는 확실한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장 단장은 “해수부와 손잡고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에 테스트베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면서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라며 강조했다.

예컨대 개발한 수중건설로봇을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항만분야의 신기술 확보로 가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석유공사, 한전 등 산업부 산하기관은 민간성격이 강해 가산점 부여 요구가 어렵다.

때문에 기술을 개발해도 실적을 쌓는 단계에서 사장되는 기술이 많다는 게 장 단장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산업부를 통한 가이드라인 제시는 공식적 가점에 대한 건설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어 녹록치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수부와 산업부를 비롯한 관계기관 간 시험 작업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가령 입찰 전 건설 구간의 일부에 투입돼 시험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계속 실적을 쌓을 수 있게 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으로부터 해저 케이블 매설 등 중작업용 수중 건설로봇 ‘URI-T’의 기술을 이전받은 이윤균 환경과학기술 대표이사도 이 점을 중요시 하고 있다.

테스트베드를 통한 작업 실적은 추후 노하우와 경쟁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민간기업의 영업력 가동에도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불어 장인성 단장은 수중건설로봇을 탑재시켜 작업 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험평가선’ 작업도 고려중이다. 후속과제인 셈이다.

장인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수중건설로봇사업단 단장이 포항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핌 DB]

수중건설로봇은 배 위에서 조정한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수중건설로봇과 작업선을 동시에 활용해 작업하는 관계로 비용 면에서 고가다. 해상 현장에 배를 띄워도 기상여건이 좋지 않을 경우 수중건설로봇 작업이 중단된다. 하루 중단되는 비용만 1억원에 달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그 만큼 정부가 구축하려는 ‘시험평가선’은 민간 기업들에게 부담이 적을 수 있다. 다른 민간 선박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현재로서는 5년짜리 선령의 중고선박을 들여와 개보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 단장은 “500m 수심에서 테스트 했을 때는 사업단에서 주관, 임차해 진행했다. 4년 동안 이뤄지는 실증 등 개별적으로 배 빌리면 돈 많이 든다”며 “시험평가선을 해수부에서 구축하고 있다. 올해 시작해 내년부터는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해수부 R&D 여러 기관과 기업이 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기관 등은 국산기술의 수중건설로봇이 현장 보급될 경우 연간 100억원 이상의 해외장비 임대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 세계 무인수중로봇시장 점유율 5%를 달성할 경우에는 해외시장 수출 등 연간 125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수중건설로봇 상용화 [출처=한국해양과학기술원]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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