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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격퇴’ 선언 몇주만에 자폭 공격으로 미군 사망...철군 논쟁 다시 불붙어

기사등록 : 2019-01-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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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승리를 선포하고 시리아 철군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 돼 IS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미군 2명을 포함해 미국인 4명이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가장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주도 연합군에 대한 공격 중 가장 피해 규모가 컸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미국인 4명 외에도 만비즈 주민들과 쿠르드족 전사들도 목숨을 잃었다.

백악관은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철군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워싱턴 정계에서 시리아 철군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을 대신해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IS 칼리프(이슬람교 왕국)를 격퇴했고 그들의 공격 능력을 마비시켰다. 우리는 절대 IS 잔당들이 사악하고 살의로 가득 찬 칼리프를 다시 구축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겨 논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시리아 주둔 미군 정찰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공격 소식이 알려진 지 몇 시간 만에 의회에서는 IS가 완전히 격파될 때까지 시리아에 주둔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초당파적 목소리가 거세게 울려퍼졌다.

친(親) 트럼프파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대통령이 시리아 정책을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지속되는 전쟁에 지친 것은 알겠지만, 급진 세력에 대항해 싸우는 저쪽 세계의 사람들을 돕지 않으면 이쪽 세계에 있는 우리도 안전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민주·뉴저지)은 “IS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우리가 그동안 싸우면서 지켜온 이익을 사수하기 위해 더욱 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도 “이번 비극으로 미국이 전략과 계획이 없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계획도 전략도 없는 철군은 미군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난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 철군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부터 미군을 빼내오고 싶어 하지만 IS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철군 방식이 상당히 고민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으로 이른바 ‘모래와 죽음’만이 있는 시리아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더욱 굳어졌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중동 전문가는 “이번 공격은 시리아가 모래와 죽음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면서도 우리의 동맹이 여전히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철군 반대파의 주장도 뒷받침하는 사건”이라며 “논쟁이 심화되겠지만 철군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악관 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철군의 정당성을 믿고 있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세부적인 철군 계획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라크 미군 기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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