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은행이 올해부터 이익배분제(PS·Profit Sharing)를 도입한다. 목표한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면 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를 도입해 4대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만 도입하지 않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이익배분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노동조합과 세부 기준 항목을 논의 중이다. 이익배분제는 해마다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가 성과급 규모를 정하는 것과 달리 정해진 비율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 목표를 달성할 경우 이익의 4.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상한선은 기본급의 200%로 정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에서 충당금, 퇴직금 등 비경상요인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조율하고 있어 이르면 오는 3월 2018 회계연도 실적이 확정된 후 성과급 지급이 이뤄진다. 현금과 주식 5:5 비율로 지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잡는 당기순이익 목표는 최고경영자(CEO) 평가와도 연동되기 때문에 자기자본이익률(ROE)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 판단했다"며 "다만 도입 초반인 만큼 다른 은행보다 낮은 4.5%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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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어 성과급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9034억원을 내 이미 2017년 연간 순이익 1조5121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4분기 실적이 더해지면 사상 최대인 2조20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6년 말 민영화 이후 다른 시중은행 수준의 성과급 제도를 만들 계획이었다. 민영화 전까지 정부 소유였던 만큼 논의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이에 2017년부터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익배분제를 포함한 인사체계 개편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광구 전 행장의 갑작스런 사의와 손태승 행장 선출, 지주사 전환 등으로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했다.
우리은행에 앞서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익배분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로써 4대 시중은행 중 이익배분제를 도입하지 않은 곳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도 이익배분제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노사가 기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사측은 ROE 10% 달성을 내세웠지만 노조는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며 반대했다. 지난 10년간 ROE 10%를 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년 임단협을 통해 정하는 것과 달리 이익배분제로 기준을 만들어 놓으면 결산 이후 성과급 규모를 예상할 수 있다"며 "노사간 갈등할 여지가 없고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익배분제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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