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리서치보고서 신뢰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제도개선 노력에도 ‘매수 일색’인 증권사들의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운영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이후 1년간 공표된 리서치보고서는 총 4만4734건으로 집계됐다. 2017년 9월은 금융당국이 △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공시 △검수기능 강화 △보수산정기준 명확화 등 제도개선방안을 시행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매수 의견은 전체의 76%인 3만4119건에 달했다. 중립 의견 4803건,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보고서가 4777건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매도 의견은 1035건으로 전체 보고서의 2%에 불과했다.
이는 제도개선방안 시행 이전인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조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당시에도 매도 리포트 비중은 전체 4만4528건 가운데 952건(2%)에 그쳤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의 ‘매도 회피’ 경향이 훨씬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보고서 대비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의견 비중은 13%였지만 내국계 증권사의 매도의견 비중은 0.1%였다. 1000건의 보고서를 발간하면 단 한 건만 매도의견을 낸 셈이다.
목표주가 괴리율(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 비율) 역시 국내 증권사들은 평균가 기준 21%, 최고가 기준 10%로 같은 시기 19.5%, 7.8%를 기록한 외국계 증권사보다 높았다. 다만 제도개선 이후 내국계-외국계 격차가 크게 감소해 평균가 기준 1.5%포인트, 최고가 기준 2.2%포인트까지 축소됐다.
제도개선(2017년 9월) 전후 리서치보고서 공표현황 [자료=금융감독원] |
반면 분석대상기업이 코스피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
제도개선 이전 분석대상기업 중 코스피기업 비중은 전체의 80%에 달했지만 이후 78%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개인고객 구성비율이 높은 국내 증권사들이 코스닥기업 분석 비중을 기존 23%에서 25%로 늘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9월말 기준 내부검수 전담조직과 심의위원회를 설치한 증권사는 각각 26개사, 36개사로 집계됐다. 또 품질·생산실적·투자의견 적정성 등 평가요소를 애널리스트 보수산정 기준에 반영한 증권사도 37개사에 달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각 증권사에 리서치보고서의 내부검수를 위한 전담조직 및 주요사항 심의를 위한 심의위원회 설치·운영을 권고하고 조사분석자료의 품질, 생산실적 및 투자의견 적정성을 포함한 애널리스트 보수산정기준을 제정·운영토록 한 바 있다.
그 결과 내부검수조직·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평가요소 반영 수준이 높은 증권사의 목표주가 괴리율이 평균 대비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선방안 도입 이후 내국계-외국계 괴리율 격차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여전히 일부 증권사의 괴리율공시 오류, 검수조직 등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다”며 “간담회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업계에 전파하는 한편 리서치보고서 신뢰성에 대한 증권사 책임을 강화하는 등 추가 개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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