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서울시가 서울시청과 광화문 사이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지나는 ‘광화문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급행철도’ 취지를 흐리는 계획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철 1호선 서울역과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사이는 지하철역 약 두 개 거리에 불과해 급행철도역 간 거리라고 보기엔 너무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개인의 의도에 따라 10년 넘게 추진되고 있는 GTX계획이 ‘산으로 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시가 발표한 GTX A노선 광화문복합역사 신설 추진계획에 대해 급행철도 본질을 흐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차역이 추가된다는 건 결국 급행철도 서비스 수준이 저하된다는 의미”라며 서비스 품질저하를 우려했다.
서울시는 광화문복합역사 신설로 GTX A노선은 물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과 1·2호선 시청역, 향후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용산~고양 삼송)까지 연계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복합역사가 이 일대 교통수요 대부분을 흡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급행철도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이창무 교수는 “급행철도는 일반적인 시속 30~40km로 운행하는 도시철도와 다르기 때문에 (타 철도노선과의) 연계성보다 ‘급행’이라는 성격이 더 본질적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광화문복합역사가 가질 기능들을 GTX A 서울역사에서 수행하도록 추진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역과 광화문역은 직선거리로 2km를 넘지 않는다. GTX의 속도를 감안하면 서울역을 출발한지 2분 안에 정차를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역에서 일산신도시까지 13분만에 주파한다는 GTX 도입 취지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정차역 추가안은 지난해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에도 고려됐다. 하지만 추가역을 사업계획에 넣지 않은 신한금융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서울시청역 추가안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서울시청역 추가안을 제시하면서 역을 추가로 짓는 데는 약 700억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철도업계에서는 역을 추가하면 운행시간이 늘어나고 표정속도도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GTX A노선 민간사업자가 결정된 후에도 서울시는 해당 노선이 서울시청역을 지나도록 국토부에 요구해왔다. 광화문복합역사 신설은 결국 서울시가 요구해온 서울시청역 추가안의 연장선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추가 공사비용과 추가 역 설치로 인한 영업손실을 모두 서울시가 부담한다면 계획 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대답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복합역사 신설시 효과와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해 국토부와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며 “향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광화문과 서울시청 사이 가장 적합한 위치에 복합역사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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