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이 화웨이를 필두로 반도체 굴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삼성전자나 TSMC 등 글로벌 선두주자를 따라잡으려면 10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이달 새로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공개하고 중국 언론이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띄워주기에 나섰지만, 이조차 설계만 중국에서 했을 뿐 제조는 대만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FT는 지적했다.
반도체 부분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 전자기기 하드웨어 부문에서 중국의 부상, 반도체 기술 역량 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기술이 세계 일류 기업들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반도체 산업 발전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으며, 서방국들의 경계가 중국의 해외 기술 및 인력 흡수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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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반도체 부문이 첨단으로 발전할수록 연구개발(R&D) 비용이 대폭 증가해 중국과 글로벌 선두주자들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인 TSMC는 연매출의 8~9%를 R&D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9억달러(약 3조2872억원)에 달한다. 반면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SMIC는 지난해 매출의 16%를 R&D에 투자했지만 금액은 5억5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짐 폰타넬리 아레트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첨단 수준에 이르면 반도체 생산이 극히 어려워진다. 지름길이 없다. 인텔조차 헤매고 있다”며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위해서는 풍부한 R&D 자금과 뛰어난 엔지니어들이라는 기본 실탄이 필요하다. TSMC는 둘 다 있지만, SMIC는 둘 다 없다”고 설명했다.
최첨단 기술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세계 2, 3위 반도체 파운드리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포기하고 반도체 크기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우려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참 뒤처진 상황이라며 SMIC의 최첨단 기술로 내세우며 올해 양산을 목표로 시험 중인 14나노미터 칩은 삼성이 이미 2014년에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은 생산설비를 모두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들 설비업체들은 이미 글로벌 선두주자들과 협력 하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2012년에 이미 삼성과 TSMC, 인텔은 7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차세대 노광기(EUV) 개발을 위해 네덜란드 ASML 지분을 공동 인수한 바 있다.
벨루 신하 베인&컴퍼니 파트너는 “중국이 결국에는 세계 최고가 된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1, 2년 내에는 불가능하며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랜디 에이브람스 크레딧스위스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최첨단 장비로 차별화하고 싶다 한들 반도체 기술은 여전히 삼성이나 TSMC에 의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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