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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의 휴전, 미중 무역전쟁 어디로 가나, 배경과 의미 전망 <上> 인민일보 해외 SNS 샤커다오

기사등록 : 2019-01-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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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미국과 중국은 파국 직전으로 치닫던 무역전쟁을 2018년 12월 1일 전격 중단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싸움을 중단하고 2019년 3월 1일까지 90일간 협상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 사이 양측은 1월 7~9일 베이징에서 차관급 협상을 가졌고, 30일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으로 가 두 번째 무역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어렵게 도달한 90일간의 ‘휴전 협정’.  약속된 시간은 이미 절반 넘게 흘러갔다. 현 시점에서 볼 때 여전히 기대감은 식지 않고 있지만 미중 두나라 정상이 목표하는 완전한 타협점에 이르기는 그렇게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역전쟁과 불가분의 관계인 미국의 화웨이 압박은 당장 양측 협상 가도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사진=바이두]

실제 미국이 캐나다에 억류된 멍완저우 화웨이 CFO의 신병인도를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유연한 자세를 보여온 중국은 신경을 바짝 곧추세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달말 미중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열려고 했던 차관급 준비회의가 미국의 거부로 취소됐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협상전망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무역전쟁이 터진 2018년 중국 무역은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 감소세를 보였다. 이 결과 중국 GDP 성장률은 28년래 최저치인 6.6%로 뚝 떨어졌다. 경기 부양 수단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무역전쟁의 영향이 본격화하면 2019년 성장률 6%대 사수가 힘겨울 수 있다는 걱정이 이젠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는 상황이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시진핑 주석까지 직접 나서서 '검은 백조(블랙스완)'와 '회색 코뿔소'의 위험을 철저히 예방하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검은 백조는 위안화 급락에 따른 외자 이탈과 이로 인한 전면적인 금융위기다. 중국 경제의 회색 코뿔소는 부동산 거품 붕락과 지방 부채 및 디폴트 리스크 등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 연구원의 메이신위(梅新育) 연구원은 인민일보 해외계정 SNS 샤커다오(侠客岛)에 ‘미중 무역전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 보고서를 게재했다.

사커다오는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용 선전 도구이고, 또 메이신위는 신분상 중국 정부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전문가라는 점에 비춰볼 때 이 보고서는 무역전쟁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보고서에는 이번 중미 간 무역전쟁의 배경과 의미, 양국에 끼칠 영향, 예상되는 무역전쟁 승패의 균형점, 향후 중국의 응대 전략 등에 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주요 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  

[사진=바이두]

◆중미 무역전쟁: 대국 굴기의 필연적 과정

-패권과 신흥대국 충돌, 일과성 아니다

-싸우면서 대화, 대화하면서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3월 22일 중국 301조 조사 결과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대중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전쟁의 영역은 산업 및 경제 전반, 심지어 정치 군사 문제로까지 넓혀지면서 파국 직전의 대치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번 중미 무역전쟁은 결과에 따라 글로벌 경제 정치 지형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무역전쟁이 터졌을 때 중국 인터넷에는 전쟁의 발단이 '중국이 성급히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를 포기하고 미국을 적으로 돌린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런 관점은 중미 두 나라 관계 발전 역사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10여 년 전 '국가안전 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규정했다. 중국에 대한 압박이 이번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시진핑 주석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미국을 방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중국이 제시한 선물 2500억 달러의 경제협력 협약에도 서명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3월 22일 대중 선전포고를 하기 전 시진핑 주석은 양회 전야임에도 자신의 책사로 알려진 류허 부총리를 미국에 보내 중미 관계 발전을 호소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본질상 세계 유일 패권국 미국과 막 부상하는 신흥 대국 중국사이의 충돌이다. 무역전쟁은 패권국인 미국이 중국의 전략적 발전을 억제하려는 데서 발생하는 필연적 과정이다. 중국이 도광양회의 입장을 계속 견지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중미무역전쟁은 일과성 사건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오랫동안 거치고 지나가야 할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번 무역전은 (수교 40년의) 중미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국가안전 전략보고서’에서 강조한 ‘경제안전은 국가안전이다‘는 관점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때문에 중국도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대화하며 싸우고, 싸움 중에 대화를 추구’하며 지구전을 준비해야 한다. 중국에 있어 미국의 무역 압력은 경제발전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중국은 다양한 형태의 무역갈등과 압력을 받으며 세계 수출 1위국, 2대 수입국의 지위를 갖게 됐다.

 

[사진=바이두]

◆투쟁으로 공존 모색 : 승자는 중국

-장기적 총체적 지구전 각오해야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중국은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전쟁

중국 국내 및 국제 정세로 볼 때 이번 무역 전은 벌써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엎드려 있던 중국은 이미 꼿꼿이 일어섰고, 부자가 됐다. 중국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강해지려 하고 있는데, 무역 전은 중국의 이런 변화에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 일방에게 유리한 국제 경제 정치 규칙을 만들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종합 국력은 세계에서 따라올 나라가 없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 공산당 19대 보고에서 언급했듯 중국은 여전히 또 앞으로도 장시간 (생산력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주의 초급단계'를 밟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무역전에서 총체전과 지구전의 각오를 가다듬어야 한다. 또한 극단적인 상황에도 대비해 언제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상의 성과를 쟁취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지속발전이 중단만 안되면 중국의 성장 속도는 여전히 미국 등 서방 주요 대국들보다 빠르고 중국이 국제 경제체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중국의 산업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중국은 미국이 일으킨 이번 무역전쟁을 격파한다는 목표를 능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무역전쟁의 승패를 평가 판정하는데 있어 과정 중의 사소한 이해득실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경제체제에 있어서의 중국 지위가 미국과 이번 무역전쟁을 치르고 난 뒤에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만 주목하면 된다.

미국은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주도권을 잡은 듯 기세등등하게 중국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큰 소리로 중국의 기세를 제압하려하지만 이는 자신을 곤경으로 몰아가는 것일 수 있다. 이번 무역전쟁에 있어 중국은 지지 않고,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것이지만, 미국은 이기지못하면 지는 것이다.     <下편으로 이어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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