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방부는 24일 일본 초계기 도발을 계기로 제기된 한일 양국 간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무용론에 대한 논란과 관련, “여러가지 사안들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GSOMIA 개정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 대변인은 ‘폐기를 검토하는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폐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러가지 상황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GSOMIA는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6년 11월 23일 체결돼 발효됐다. 한일 양국이 1급 군사 기밀을 제외한 군사정보를 미국을 거치지 않고 서로 공유하자는 것이 주된 골자다.
일본은 GSOMIA에 근거해 그동안 군사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북한 미사일 정보를 한국 측에 전달했고, 한국도 대북 정보를 일본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4일 국방부가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 관련 영문판 반박 영상 일부로,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P-1(노란 원)이 보인다.[사진=국방부 유튜브 캡처] |
GSOMIA는 1년 단위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3개월 전에 특별한 통보가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월까지 정부는 GSOMIA에 대한 연장 여부를 일본 측에 전달해야 한다.
GSOMIA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일본과의 ‘레이더 갈등’, ‘초계기 도발’ 등을 지적하며 GSOMIA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초계기 억지주장, GSOMIA 종료 검토해야 한다”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송 의원은 “지난 2016년 11월 GSOMIA 체결 이후 이미 한일간에는 2급 군사기밀 22건을 공유했다”며 “그런데 일본은 초계기 논란을 종식시킬 자료들을 공유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GSOMIA의 실효성이 근본적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초계기 억지주장 논란에서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 GSOMIA”라며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향한 야망을 도와주려는 목적 이외에 이 조약을 굳이 유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며 GSOMIA 폐기를 주장했다.
한편 한일 양국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맞대응을 놓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GSOMIA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GSOMIA를 폐기하면 또 다시 하기는 어려운 것”이라며 “명확한 폐기 근거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어 “오히려 상황이 안 좋다고 한다면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기 위해서 GSOMIA를 통한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일촉즉발이라고 인식한다면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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