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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김병준 '사이다 발언'에 웃음 짓는 당권 경쟁자들…"낄끼빠빠 잘하라"

기사등록 : 2019-01-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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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오세훈·홍준표 나오지 마라" vs "지금 그럴 때냐"
'당권주자 자격' 놓고 갑론을박…산으로 가는 전당대회
김병준 "솔직히 이 분들 안나왔으면 한다" 돌직구 날려
김무성 "대권주자는 나오면 안돼"…희비 갈리는 당권주자들
황교안 "지금이 그럴 때냐…내 갈 길 간다" 마이웨이 선언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이제 막 출발점을 지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당권주자 자격' 논란으로 시작부터 시끌벅적하다. 원외 인사이자 유력 당권 후보인 황교안·오세훈·홍준표 세 사람을 두고 당 내에서 전당대회 출마 부적절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것.

당초 당 내에서는 "대선주자는 이번 선거에 나오면 안된다"는 우회적 비판의 목소리만 제기됐다. 하지만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총대를 메고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하며 세 사람에게도 불출마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부글부글 끓는 가마솥에 기름을 부었다.

김 위원장의 판세 흔들기에 황교안·오세훈·홍준표로 집중되는 듯했던 전당대회의 흐름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최악의 미세먼지 효과적인 대책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1.24 kilroy023@newspim.com

◆ 김병준·김무성 "황교안·오세훈·홍준표 나오지 말라"…뜻 모으는 원내 인사들

당 내에서는 이들 세명의 원외인사에 대한 불출마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선 대선주자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면에 나서선 안된다는 주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

당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갖는 단일지도체제 하에서 대선주자가 당권을 쥐게 되면 2020년 총선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공천'을 하게 되고, 결국 당이 다시 분열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무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대표 시절 상향식 공천을 공약하고도 당대표가 된 후 전략공천으로 경쟁자를 많이 탈락시켰다"면서 "그 결과로 손학규와 안철수가 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 당대표가 돼 공천권을 행사하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면 다른 주자들이 가만히 있겠냐"면서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 역시 "대선주자가 당권을 쥐면 심하게는 분당까지도 갈 수 있다"면서 "당권에 도전하려면 대선 불출마를 먼저 공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강력한 한 방은 김병준 위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관리를 잘못한 분도 있고 당의 어려움을 방관하고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는 분도 있다"며 "나올 명분이 크지 않은 분들이 당권 행보를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계신 황교안 전 총리는 친박, 탄핵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당에 대한 기여가 낮다"면서 "오세훈 전 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의 문제점도 잘 알고 계실 듯 하다. 솔직히 이 분들이 출마 안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의원과 김 위원장이 불출마를 촉구하는 이유는 달라도 결론적으로 세 사람의 전당대회 출마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축사에 귀기울이고 있다. 2019.01.24 kilroy023@newspim.com

◆ "대권주자라고 어디 쓰여 있나"…'마이웨이' 택한 황교안·오세훈

원외 인사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전국을 돌며 당권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발언에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계파 부활 조짐이 보이니 충분히 문제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누가 대권주자다 아니다 써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황교안 전 총리 역시 "지금 우리 상황이 누구는 하고 누구는 뒤로 밀고 이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선에서 이기고 나라를 바로잡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합해야 한다"면서 "저는 저의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내에서 제기되는 불출마 주장에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황 전 총리는 이전에도 국무총리에서 물러난 이후 보수 재건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며 기여도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이날 "피선거권을 제한하려면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이 그런 이야기를 하시려 했다면 이번 당헌당규 과정에서 정당하게 제안을 해 절차를 거쳐 확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당내 여론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서울 = 뉴스핌] 이지현 기자 = 24일 자유한국당 전국지방여성의원 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 참석한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jhlee@newspim.com

◆ 김병준 '사이다 발언'에 웃음 짓는 당권 경쟁자들…"낄끼빠빠 잘하라"

김 위원장의 돌직구 발언에 웃음짓는 것은 원내 당권주자들이다. 그동안 세 원외인사로 이목이 집중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원내 당권주자들의 행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당에 대한 기여도를 언급하며 출마의 부적절성을 언급한만큼 원내 후보들로서는 그간의 정치 활동을 부각하며 당권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오죽하면 당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나오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했겠냐"면서 "낄끼빠빠(낄 데 끼고 빠질 때는 미련 없이 빠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세 분은 그 말씀이 곧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이므로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고 적었다.

심재철 의원 역시 "황 전 총리가 등장하면 정부여당이 탄핵 프레임과 박근혜 정권 2기를 가지고 공격할 것"이라며 "대선후보로 나갈 소중한 분이 당권에 나오면 개인의 부침에 따라 당의 부침이 연결되고 총선 승리에도 좋지 않게 된다"며 김 위원장과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원내 인사들과 원외 인사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발생하면서 전당대회 기류에도 변화가 불기피해졌다.

원내 당권주자들 중 안상수 의원과 김진태 의원은 지난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주호영 의원은 오는 27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정우택 의원과 심재철 의원도 다음주 초까지는 출마 선언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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