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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브렉시트 혼란에 이례적으로 정치 발언...“서로 존중하라”

기사등록 : 2019-01-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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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한을 60일 가량 앞둔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이례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내놓으며 브렉시트 찬반 양측에 타협점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근 70년 간 영국 국가원수로서 재임 기간 동안 영국 왕실은 비정치적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는 현대의 전통을 굳게 지켜온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례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 CNN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25일(현지시간) 샌드링험 여성연구소 10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현대 사회에서 다들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지만, 나는 오래된 지혜를 말하고자 한다.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하고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분열된 정치권을 겨냥해 일침을 놓았다.

이날 발언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서로를 존중하라’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지만, 이번에는 정치적 의도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해석했다. 이어 더타임스는 여왕의 발언을 계기로 영국 왕실 내 다른 구성원들도 정치적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엘리자베스 여왕이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은 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주민들이 미래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발언한 것이 거의 유일하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25일(현지시각) 영국 샌드링엄에 위치한 '생 마리 마들렌 성당'에서 왕실 성탄절 예배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15일 영국 하원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 정치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시킨 후 불신임투표를 이겨낸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 백스톱)를 손 본 플랜B를 제시했다.

영국 의회가 내주 이 플랜B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브렉시트 논쟁이 다시금 가열되고 있으며 재계 지도자들과 EU 정치인들은 영국이 EU와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 중인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BBC에 “여왕의 발언에는 심오한 지혜가 담겨 있다”며 “타협을 이뤄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여왕의 주문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 교착상태의 원인은 찬반 양측 모두 양보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경제가 심각하게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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