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현행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처벌하는 법이다.”
‘아청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청법 개정을 반대하는 법무부를 규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 공동대책위원회회원들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1.22 pangbin@newspim.com |
현행 아청법은 10대 성매매 청소년들을 ‘피해 청소년’과 ‘대상 청소년’으로 구분한다. 강요에 의한 성매매를 입증하지 못한 청소년은 ‘대상 청소년’으로 분류,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는다.
공대위는 아청법에서 ‘대상 아동·청소년’이란 용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대위는 “보호처분은 절도·폭행 가해자와 같은 처벌”이라며 “이 때문에 피해아동과 청소년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도, 피해에서 벗어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의 취약한 상황을 이용한 성 착취 범죄의 책임은 성매수자와 알선업자들에게 있다”며 “보호처분은 청소년을 성매수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없을 뿐더러 성착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 공동대책위원회회원들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01.22 pangbin@newspim.com |
현행 아청법에서 ‘대상 아동·청소년’ 개념을 삭제한 개정안이 지난해 2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11개월이 넘도록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다.
공대위는 “아청법 개정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는 이유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법무부의 사실상 반대 의견 때문”이라며 “법무부가 상업적 아동청소년 성 착취 근절대책을 강화하고자 한다는 아청법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개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회와 정부는 성 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국내법적 효력이 있는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라”고 외쳤다.
공대위에 따르면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불법적이거나 심리적으로 유해한 성적 행위를 하라고 아동을 설득하거나 강요하는 것’을 ‘성적 학대와 착취’라고 정의한다.
이에 지난 2017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가 이들의 취약한 상황을 쉽게 악용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행 아청법 개정을 국회에 권고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아이들에게도 책임을 지우면 범죄자들은 아이 책임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계속 범죄 대상이 물색되며 청소년들은 피해를 입는다”고 호소했다.
권주리 십대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어른들이 일으키는 성범죄일 뿐”이라며 “어른들이 만든 환경에서 성범죄 대상이 되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잘못을 저지른 어른들을 적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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