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 측이 재판에서 혐의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다만 국제조세 조정 법률 위반 혐의과 관련해선 "공소 사실을 다투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해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심형섭)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향후 공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조 회장은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회사 경비인력을 자택에 근무하도록 하고 회삿돈으로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9.12 leehs@newspim.com |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트리온 무역은 대한항공과 직접적 거래관계가 아니고 피고인이 재산상 이득을 취한 적도 없다"면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 필요한 객관적 구성요건, 주관적 구성요건 어느 하나 갖춰지지 못했다는 것이 반론 요지"라고 말했다.
다만 변호인은 "기업집단 자료를 허위 제출했다는 점과 변호사 비용을 회사 돈으로 지불했다는 혐의 등은 변론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선대 회장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해외금융계좌를 미신고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소사실을 다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특경법상 배임·사기·횡령·약사법 위반·국제조세조정법 위반·독점규제및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03년부터 올해 중순까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납품 과정에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끼워 넣어 196억원 상당의 '중개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녀들이 싼값에 취득한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비싸게 되팔도록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이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 변호사 비용을 대한항공 자금으로 냈다고 판단했다. 조 회장은 2010년부터 2014년 말까지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 한 대형약국을 차명으로 운영해 1000억원 상당의 건강보험료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진그룹 기업집단 자료를 제출하면서 일부 회사 명단을 누락한 혐의도 받는다. 조 회장은 또 부친 고(故) 조중훈 회장의 사망 이후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한 뒤 해외 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오는 2~3월 내로 조 회장에 대한 추가 기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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