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인권운동자로 살아온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는 “김복동 할머니가 28일 오후 10시41분 운명하셨다”고 29일 밝혔다. 향년 93세.
앞서 28일 오전 7시30분쯤에는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별세했다. 28일 하루에만 두 분의 할머니가 유명을 달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09.03 deepblue@newspim.com |
김 할머니는 1926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태어나 만 14세였던 1940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이후 중국·홍콩·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등에 끌려 다니며 성노예로 피해를 당했다. 고향에는 22세 되던 1947년에야 돌아올 수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을 시작한 건 1992년 3월부터였다. 김 할머니는 8월 제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와 1993년 6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증언을 이어갔다.
2000년에도 일본군성노예전범여성국제법정에 원고에 참여해 실상을 문서로 증언했다.
김 할머니는 2012~2016년 유엔인권이사회와 미국·영국·독일·노르웨이·일본 등을 찾으며 ‘전쟁 없는 세상’과 ‘성폭력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는 세상’을 위해 활동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나비기금 설립 기자회견에서 “나는 지금 세계 각지에서 우리처럼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그 여성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해 2015년 국경없는기자회(AFP)는 김 할머니를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 100인의 영웅’에 선정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사진=정의기억연대] |
김 할머니는 2017년 정의기억재단에서 받은 여성인권상금 5000만원을 다시 기부, ‘김복동평화상’을 제정해 무력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활동을 위해 쓰고 있다.
빈소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29일 오전 11시부터 조문객을 받는다. 발인은 2월 1일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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