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우리나라의 첫 해상 인공강우 실험이 실패하면서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초미세먼지 관측 자체를 뒤늦게 도입한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대기오염 대응 수준이 한참 뒤쳐졌다는 질타도 나온다. 특히 중국탓만 할 게 아니라, 점차 실효성이 드러나는 그들의 노력을 들여다보라는 쓴소리가 이어진다.
◆실패한 첫 해상 인공강우 실험…불안만 증폭
지난 28일 기상청은 “25일 환경부와 실시한 첫 해상 인공강우 실험 결과, 유의미한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지상에서 안개비가, 상공에서 구름 입자가 다소 커진 것이 확인된 만큼 실험은 계속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사실상 실패한 이번 실험은 해상의 비구름 사이에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식으로 진행됐다. 구름 속에서 물방울을 응집하는 요오드화은 탄을 발사하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측하는 방식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실험은 실행 전부터 실패 쪽에 무게가 실렸다. 중국이나 태국 등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살피려고 같은 방식의 실험에 나섰으나 성공사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워낙 미세먼지에 국민 관심이 크니 이런 시도도 하는 것 같다”는 전문가 분석은 인공강우 실험의 실효성이 극히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세먼지 특별법에 포함된 저감조치를 보면, 봄이나 가을 등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추가 감축 대책이 마련되고, 환경부 장관이 미세먼지 배출 시설에 대한 가동시간 변경, 가동률 조정 등을 관계기관에 요청할 수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제에 따른 노후차 운행제한도 시행된다. 위반 자동차는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는 방침이지만 등급 기준을 놓고 여전히 운전자들 사이에 불만이 많다.
◆접근방법 다른 중국…근원 잡으니 희망 보여
미세먼지 문제로 우리와 신경전을 벌이는 중국은 시스템과 규제가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PM2.5 농도부터 6단계로 세분화한 중국은 내부 오염원 단속이 철저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17년 말 발표한 ‘중국 환경규제 강화와 대응방안’에 따르면 시진핑 정부는 2015년 신환경보호법을 시행하고 환경규제에 속도를 냈다. 2016년 환경성과지수가 180개국 중 106위를 기록, 이민자가 급증하자 친환경산업 육성과 환경과제라는 투트렉 정책을 시행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중국의 단호하고 대대적인 단속은 유명하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2016년 한해 적발한 위반사항만 총 2만2730건이며, 벌금은 8억1435만위안(약 1350억원)이다. 4041명이 구속됐고 환경보호 위반으로 전국 9976개 공장이 폐쇄 또는 압류됐다.
2017년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을 선언한 리커창 총리는 석탄오염 해결과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자동차 배기가스 정비 강화, 엄격한 환경법 감찰 및 문책 강화 등을 지시했다.
이런 노력은 대기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베이징의 PM2.5 농도는 2013년 89㎍/㎥에서 2014년 85.9㎍/㎥, 2015년 81㎍/㎥, 2016년 73㎍/㎥로 18% 감소했다. 징진지의 경우 2013년 106㎍/㎥에서 2016년 71㎍/㎥로 33%나 줄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15일 PM2.5 농도가 무려 165㎍/㎥로 관측사상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중국은 기업 당사자는 물론, 환경 평가기관이나 감찰기관에도 연대책임을 묻는다. 2016~2017년 중앙 환경감찰 실시 후 처벌된 공무원만 총 1만6877명이나 된다.
시민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도 적극 시행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넘는 날은 차량 강제 2부제를 시행하고 공장은 물론 발전소까지 가동을 멈춰야 한다. 도심 경유차 운행 제한은 기본이며,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 도입도 활발하다. 세계를 돌아다니는 전기오토바이·자전거의 90%가 중국에 집중됐을 정도다.
스페인 3배 규모의 인공강우 실험시설을 준비 중인 중국은 미세먼지 연구가 다각적인 국가로 유명하다. 현지에서는 이미 위성과 항공기·선박을 동원해 미세먼지 오염도 변화는 물론 오염물질 이동 경로까지 밝히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중국 탓만 하는 우리나라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