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달 중 탄력근로제 확대 논위를 매듭지려고 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노사정 위원들 간 합의가 최종 불발됐다.
29일 경사노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예정됐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간사단 회의에 노동계를 대표했던 한국노총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오는 31일로 예정됐던 제7차 노동시간제도개선위 전원회의도 결국 무산됐다.
이날 노동시간제도개선위 노사정 위원들을 대표하는 간사단은 제7차 전원회의에 앞서 미리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었다. 제7차 전원회의는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를 최종 합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 그동안 노동계를 대표했던 한국노총이 불참하면서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더욱이 이날 간사단 회의가 불발되면서 오는 31일 예정됐던 제7차 전원회의는 자연스레 취소돼 2월 이후로 넘어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11.09 leehs@newspim.com |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봤을땐 2월 논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노총과 함께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노총인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앞서 이날 새벽 대의원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여 찬반 투표를 진행했지만, 참석인원의 과반수를 넘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1월 31일까지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알려와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에 대한 1월 중 합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음 회의도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으로, 설 이후에 추후 일정을 다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사노위 산하 위원회 중 하나인 노동시간제도개선위는 그동안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이어왔다. 노동계는 근로자들의 건강상 문제를 들어 탄력근로제 확대를 거부해 왔고, 경영계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서왔다.
탄력근로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업무가 많을 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대신, 업무가 적을 때 근무시간을 줄여 해당 기간 동안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현행법상 단위기간은 2주(취업규칙) 또는 3개월(서면합의)로 운영가능하다.
이날 간사단 회의가 불발되면서 정부와 정치권, 경영계 등 이해당사자들은 다음 논의 일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노사정 대타협 기구'라는 타이틀에 맞게 논의를 진행하려면 노동계 참여가 필수적인데 이들이 철저히 등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말까지 논의를 마무리 짓길 희망했던 여야 정치권에선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야는 한 뜻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소 6개월 이상,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최소 1년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발벗고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는 1월 말까지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 확대를) 합의해 주길 바랬다"며 "(1월이) 이틀 남았지만 기다려보고, 안 되면 2월 국회에서 합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노사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경사노위에서 매듭지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동안 5차까지 이어온 회의에선 노사간 서로 다른 입장차만 확인 했을 뿐 어떠한 진전 내용도 없었다. 오히려 그동안 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한국노총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추후 논의가 막막해진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아쉽게도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 없게 됐지만 한국노총과 경사노위 참여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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