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검찰은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오류 사건 당시 자신의 계좌로 잘못 배당된 '유령주식'을 팔아 치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삼성증권 직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남기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삼성증권 과장 A씨와 전 삼성증권 팀장 B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삼성증권 기업금융본부 주임 C씨 등 3명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7000만원, D씨 등 3명에게는 징역 1년에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은 "피고인들은 전산 오류로 주식이 잘못 표시된 상황에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사내 메신저를 통해 실제 시장에서 매매계약이 체결되는 점과 주가가 급락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피고인들이 실제 계약이 체결되는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는데,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삼성증권 직원으로서 사고수습에 협력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배했고 자본시장의 신뢰성까지 깨트려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종 변론으로 "오입력된 가상주식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생각은 없었고, 단순히 가상주식을 매도하더라도 모두 무효이고 시스템이 원상복구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B씨 측 변호인 역시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일어났던 상황에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깊이 생각할 수 없었고 이익을 얻은 바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에서 모두 자신들이 일으킨 사회적 물의에 대해 사죄의 뜻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삼성증권이 자신들에게 잘못 배당한 주식을 마치 정상 주식인 것처럼 속이고 약 501만주(1820억원 상당)를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삼성증권 직원 8명을 기소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 6일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현금을 배당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전산입력 실수로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의 주식을 조합원 2018명의 계좌로 배당해 주식 시장에 혼란을 불러왔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2월 15일 오후 4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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