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LG화학이 지난해 4분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첫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업체 중 최초다. 이로써 LG화학은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18년 만에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LG화학의 오창공장 전기차배터리 생산라인의 모습. [사진=LG화학] |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30일 오후 '2018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전지 수익성과 관련해 지난해 4분기 손익분기점(BEP)를 돌파했다"며 "전지부문에서 분기 매출 첫 2조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에는 캐파 증설 위한 선행 투자에 따른 고정비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BEP에서 소폭 등락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 하반기 이후부터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흑자는 LG화학이 지난 2000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이래 18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화학기업인 LG화학은 1990년대 들어 2차 전지에 대한 연구개발을 검토하다 1995년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의 잠재성을 인지,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연구법인인 LGCPI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LG화학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가 2002년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대회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에서 우승을 거둔 것. 바로 다음해인 2003년엔 전년 기록을 갱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며 미국 시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LG화학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 8월 미 에너지성(DOC)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의 컨소시엄인 USABC로부터 460만 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7년엔 현대·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있던 하이브리드카 아반떼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로도 LG화학은 끊임없는 투자와 연구개발을 진행, 가격과 성능,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신규 수주를 확대하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현재 LG화학은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남경(중국)-브로츠와프(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 국내 업계최초로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이곳에서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58만대 이상(35GWh·2018년 말 기준)에 적용 가능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지속적인 신증설을 통해 내년 말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110GWh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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