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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인희 한솔 고문 별세..범삼성가·재계 조문행렬

기사등록 : 2019-01-30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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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회장, 가장 먼저 빈소 찾아..재계 '애도'

[서울=뉴스핌] 김양섭 민경하 기자 = 30일 별세한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에 범삼성가를 비롯해 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 이명희 신세계 회장, 가장 먼저 빈소 찾아..재계 조문 잇따라

재계 오너중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이다. 이 고문의 동생인 이명희 회장은 이날 12시~오후 1시경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신세계 계열사에서는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 등 오너가 인사들과 CJ 고위 임원들도 빈소를 찾았다. CJ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빈소를 찾아 1시간 정도 머물다 돌아갔다.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는 "고모님께서 주무시다가 새벽 1시쯤 편안하게 돌아가셨다. 평소 따뜻한 분이었고, 저를 자식같이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30일 오후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사진=김양섭 기자]

CJ 그룹에서는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CJ 대표, 최은석 경영총괄 부사장, 신현재 CJ제일제당 대표,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장,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밖에 재계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박용만 회장은 "친구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당연히 온 것이다. 마음이 서운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대신해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뽀빠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방송인 이상용 씨, 배우 박시은 씨 등 연예계 인사도 빈소를 찾았다. 이상용 씨는 "내 아내가 이병철 회장 비서였다. 고인 생전에 내가 TV 나오기 시작할 때 잘 챙겨주셨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참 좋으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30일 오후 고(故)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로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사진=민경하 기자]

◆ 故 이인희 고문, 선대 '사업보국' 따라 한솔그룹 키워내

이인희 고문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장녀이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꼽히는 그는 삼성그룹에서 독립해 한솔그룹을 키워냈다.

이 고문은 1929년 경남 의령에서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의 4남 6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대구여중과 경북여고, 이화여대 가정학과에 재학 중 1948년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결혼했다.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에 참여했고 1983년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고문으로 취임했다. 이후 1991년 삼성그룹에서 전주제지를 분리·독립해 사명을 한솔제지로 바꾸고 독자경영에 나섰다.

이 고문은 삼성그룹에서 분리할 당시 제지사업에 주력했던 한솔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 등 투자를 통해 종합제지기업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한솔홈데코와 한솔로지스틱스, 한솔테크닉스, 한솔EME 등 계열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솔을 그룹사로 성장시켰다.

이 고문은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사업이념이었던 ‘사업보국’을 체감하며 자랐다. 때문에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최초로 순 우리말을 사용해서 사명을 지을 정도로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어린 시절부터 고 이병철 회장이 도자기, 회화, 조각 등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하는 것을 지켜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워왔다. 특히 이 고문이 주도해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은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고문은 후손들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도록 한다는 뜻에서 뮤지엄 산을 건립했다.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고 제임스 터렐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됐다.

지난 2000년에는 여성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 고문은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 유지를 받아 삼성가 여성들과 함께 두을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을 맡아 국내 여성인재 육성에 힘을 쏟았다. 두을장학재단은 이후 17년간 약 5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편, 이 고문의 자녀로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장녀 조옥형 씨, 차녀 조자형 씨가 있다.

◆ 한솔, 3남 조동길 회장 체제..4세도 경영수업 시작

한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2018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및 공시대상기업집단 60곳에 포함돼 있다. 

고 이인희 고문의 세 아들 가운데 3남인 조동길(64)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인희 고문은 2001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이후 조동길 회장이 한솔그룹을 이끌도록 지웠했다. 한솔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동길 회장은 한솔홀딩스 최대주주(8.93%)이며 이인희 고문(5.54%) 등의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20.40%를 보유하고 있다. 한솔홀딩스는 한솔제지, 한솔테크닉스, 홈데코 등을 지배하고 있다.  

장남 조동혁(69) 한솔케미칼 회장은 한솔케미칼의 최대주주(15.02%. 우호지분 포함)이며, 이를 통해 한솔씨앤피, 테이맥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또, 한솔홀딩스 지분 3.83%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 조동만(65)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한솔CNS와 한솔텔레콤을 맡고 있다. 조동만 전 부회장은 한솔그룹이 PCS 사업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한솔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한솔그룹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해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1996년에는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에 진입하기도 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한때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한솔제지를 중심으로 대열을 재정비한 이후 대기업집단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솔가 4세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조동길 회장의 장남인 조성민씨는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자산운영사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6년 9월 한솔홀딩스 기획부서 과장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조동혁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은 모건스탠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2014년 한솔케미칼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조 부사장은 한솔케미칼의 알짜 자회사인 테이팩스의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19.01.30 pangb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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