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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적자' 지키려다 초가삼간 태울 판…與 내부서도 우려

기사등록 : 2019-01-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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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위원장 "판결문 모순점을 국민들께 알릴 것"
與 사법부와의 전면전 선언..野 "판결에 불복하냐" 반발
"친문 김경수 지키려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 지적도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1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필두로 한 사법적폐 세력의 보복 판결로 규정, 전국을 돌며 설명회와 대국민보고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대상을 사법부 구성원 중 사법농단과 연루된 일부 세력으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사법부를 상대로 전면전을 치르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야당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이 3권 분립에 대한 도전이자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친문(친문재인) 핵심 김 지사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 전체가 과도한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권 일각서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박주민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01.31 kilroy023@newspim.com

민주당, 전국 돌며 설명회·대국민보고회 열기로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전날 김 지사의 법정구속과 관련, 전국 설명회와 대국민보고회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사법·적폐 대책위'는 김 지사의 1심 선고 직후 민주당이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구성한 대책위원회로 박주민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에서 “김경수 지사 판결문을 받아보고 모순점이나 부족한 점을 찾아 국민들에게 알리기로 했다”며 “전국 설명회와 대국민보고회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이 추진해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원행정처 개혁,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가겠다”면서 “시민사회단체들과 힘을 합쳐 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 더 힘차게 사법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결을 직접적으로 심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도 상당한 모험이다.

이에 대해 변호사 출신인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사법부 판결도 어떤 판결이든 의문점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사법부 권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날 김 도지사가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2019.01.30 leehs@newspim.com

與, 사법부 불신 심각한 수준 치닫나...판사들 '집반 반발' 분위기까지 감지돼

민주당이 단순히 판결의 사실 관계나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양승태 비서실장’이라는 판사의 출신성분까지 거론한 만큼, 이번 사태의 쟁점은 더 이상 판결문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법부로서도 여당이 전면전을 걸어온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고등법원 판사들도 절대적 다수가 사법 농단과 관련된 판사들이라는 분석이 많다"며 "그런 부분은 역시 여전히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절박한 당의 심정을 토로한 것이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비춰질 수 있다. 여당의 이런 태도를 두고 법원 내 판사들이 벌써부터 반발하고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야당의 공세도 여당으로선 흘려보내기 힘든 대목이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우리 헌법에 명시된 3권분립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오신환·채이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반성은 커녕 사법부에 사실상 보복성 재판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노골적인 재판 불복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사법농단의 보복이라고 규정한 것을 보고 적잖게 놀랐다"며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으면 정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고 리스크를 짊어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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