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연초 2000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하게 시작된 코스피 시장이 예상밖 선전 속에 2200선에 복귀하며 1월 증시를 마무리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 예측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최근 3개월 코스피 지수 및 거래량 추이 [자료=키움 HTS] |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9포인트(0.06%) 하락한 2203.46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이틀 연속 약세였지만 지난달 30일 2200선에 안착한 이후 이를 수성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연초 이후 최근 한 달 간 코스피 상승률은 약 8%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9.24% 오른 홍콩H지수를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높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연방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조 변경,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완화 등이 자리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 설명이다.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미 연준이 올해 최대 네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횟수를 2회 이상으로 표현하며 다소 후퇴된 의견을 내놨고, 지난달 회의에선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Further gadual increase)’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나아가 “양적긴축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으며, 기존 가이던스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별도의 성명서도 내놨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외국인 순매수에 불을 지폈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국내주식을 4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최근 20거래일로 국한하면 2거래일 제외한 나머지 18거래일에서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사진=이동훈기자]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는 연초 가시화되고 있는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금리동결과 더불어 글로벌 유동성 축소의 단초를 제공했던 양적긴축 약화로 달러 유동성 긴축에 대한 부담이 크게 경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잡히는 것 역시 호재가 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팽팽한 대립 양상을 보이던 양국은 오는 3월1일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는 ‘휴전’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중이다.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시간으로 지난달 말 끝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컨센선스 변화와 함께 무역 분쟁 이슈 해소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선행지수 하락에 따른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되며 작년 하반기와 정반대의 흐름이 전개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설 연휴로 5일간의 휴장에 들어섰지만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지속하고, 예상치 못한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한 한국 등 이머징 시장에 대한 외국인 자금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와 미·중 무역협상 빅딜 가능성 등이 1월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연준이 완화정책으로 방향을 돌렸을 때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를 동반한 주가 강세가 나타나지 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 외국인들은 가격 및 밸류에이션 매력에 근거한 투자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특히 신흥국 내에서 코스피 매력이 최상위권이므로 현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