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등에 대해 자신과 다른 의견을 낸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수동적이고 순진하다’며 독설을 퍼부은 지 하루 만에 언론이 상원 청문회 증언의 맥락을 잘못 보도해 분쟁을 조작하고 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에게 30일 트위터를 통해 이들이 틀렸다며 “다시 학교에나 돌아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정보수장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맥락에 맞지 않게 오보됐다고 자신에게 해명했다며 이들과 자신 사이에는 의견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트위터에서 “집무실에서 정보팀과 훌륭한 회의를 마쳤다”며 해스펠 국장과 코츠 국장을 비롯해 정고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결단의 책상을 사이에 두고 회의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어 “정보수장들이 자신이 한 말을 언론에서 잘못 보도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북한, 이란, ISIS에 대해 의견이 상당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원 청문회 증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길 바란다. 증언을 왜곡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나쁜 일이다. 나는 정보기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
정보수장들의 상원 청문회는 다수의 TV 방송을 통해 공개됐으며, 코츠 국장이 다섯 명의 정보기관 관계자를 대표해 42쪽에 달하는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WP는 CIA나 DNI로부터 관련 답변을 들을 수 없었으며, 세 정보기관 중 어느 곳도 진술을 철회 또는 수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린 정보기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사이가 껄끄러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31일 트위터 내용에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언론이 30일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을 강제로 깨워 트위터를 하게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꼬며 “헬싱키 미러정상회담에서 정보기관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더 믿는다고 말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위터나 사진 한 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에 무례하게 대한 2년의 시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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