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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일 중거리핵전력협정 잠정탈퇴 선언할 듯...러·중 겨냥

기사등록 : 2019-02-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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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시대 체결한 군축협정인 중거리핵전력협정(INF) 이행을 놓고 결국 협상에 실패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일(현지시간) 잠정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80일 간 INF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을 1일 밝혀 탈퇴 효력이 2일부터 발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개월 간 INF 이행 협상을 주도해 온 안드레아 톰슨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지난달 31일 협상이 결렬된 후 “우리는 2일에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며 “우리의 의무를 정지시키는 데 필요한 제반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협정을 불이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지난해 12월 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안에 협정 이행을 정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9M729 순항미사일이 사거리 500~1,000km의 단거리 및 1,000~5,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시험·실전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 사거리가 500km 미만이라고 반박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 시스템 사찰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이 동유럽에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 배치를 위해 INF를 탈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INF 탈퇴는 러시아보다는 INF에 가입하지 않은 중국의 군사 굴기를 억제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4월 당시 미 태평양 사령관이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의회 증언에서 INF 비(非)가입국들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이 배치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95%가 INF 협정 가입국이라면 위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최대 30기의 중거리탄도미사일뿐 아니라 INF에서 금지하는 중단거리 및 대륙간 미사일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관영 언론은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동펑-26을 공개했다. 동펑-26은 괌의 미군 기지까지 사정거리에 두고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번 주 상원 청문회에서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미국 정보 수장들은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했다.

중국은 INF 가입을 거부하고 있으나, 미국의 탈퇴는 비난하고 있다.

미국의 INF 탈퇴로 신(新) 군비경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협정에서 탈퇴하면 INF가 금지했던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러시아 관료들은 미국이 INF부터 시작해 다른 군축협정도 연이어 탈퇴해 동유럽에 러시아를 겨냥한 순항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헤더 콘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미국이 6개월 후 INF에서 공식 탈퇴하게 되면 이를 대체할 협정이 없다. 그렇게 되면 전략적 핵무기 개발 경쟁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민간 연구소 군축협회의 대릴 킴벌 이사는 “의심만 하는 태도로 러시아가 INF를 이행하도록 유도할 수 없으며, INF 탈퇴는 미사일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SSC-8/9M729 순항미사일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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